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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의 브런치의 글이다. 102세 할머니를 자원해서 섬기는 엄마. 나는 그런 엄마를 보면 사서 고생을 하는 거 아니냐고 너무 지나치게 착하게 사는 것은 아닌가.. 생각했었다. 그 할머니는 낡은 반 지하집에서 사시는데 요구도 매우 까탈스러워 보호사들도 오래 못 버티는 분이라고.
"엄마 너무 자주 가면 그 할머니 당연한 줄 아셔, 그 할머니는 우리 엄마도 할머니인 거 모르나 봐" 나는 머리를 굴려가며 적당히 섬기는 게 낫지 않겠냐며 투털 거렸다.
나의 친정엄마는 사람들이 싫어하고 피하는 사람, 연약한 사람에게 시선이 향하는 분이다. 나에게는 마더테레사 같은 사람. 저 글을 읽는데 가슴이 찡하다. 나는 내가 판단하기에 부족한 타인이 나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겪으면 굉장한 분노를 느끼는데 말이다.
모든 것을 감사와 자족으로 받으려 한 엄마라 기질적으로 까칠한 나로서는 어린 시절 엄마의 가르침이 진정한 위로가 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어느새 조금씩 엄마를 닮아가고 있나 보다? 어느 무리에서 소외된 사람을 그냥 못 본 척하기 힘든 오지랖이 되어가고 있으니까. 물론 엄마처럼 진심으로 마음을 다하기는 아직 멀었지만,
아빠를 많이 닮아 여전히 '머리 굴리기'를 좋아하고 '마음 쓰기'를 아껴하는 나이지만 '마음 쓰기'의 롤모델인 엄마를 제일 가까이 지켜본 터라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조차도 '머리 굴리기' 진수를 보여주는 나는 참 어리석다는 생각이 든다. '머리 굴리기'는 적재적소에만 하고 '마음 쓰기'를 풍성하게 하는 것이 몸도 마음도 오랜 시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지혜가 아닐까?
많이 웃고
많이 울고
많이 감탄하고
많이 즐기기.
실제로 인간의 노화는 지력이나 체력이 아니라 감정에서 먼저 나타난다고 한다. 생글생글 잘 웃던 웃음이 줄었다거나 혹은 슬픈 영화를 봐도 눈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거나, 아름다움을 보고도 감탄하지 못한다거나, 좀처럼 신나는 일이 없어졌다거나 호기심이 저하되어 적극적인 움직임이 적어진다거나 등등 왠지 모를 어두운 표정으로 변해가는 현상이 '감정노화'의 증상이란다. (일본의 히데키 교수가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감정이 메마를수록 노화가 더 빨리 진행된다고.
나에게 온 마음속의 다양한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표현할 수 있다면 내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 질까? 더 나아가 내 옆의 사람까지도 그의 삶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월 [나도 궁금해 진짜 진짜 이야기]
화. 토 [일상 속 사유 그 반짝임]
수 [WEAR, 새로운 나를 입다]
목 [엄마도 노력할게!]
금 [읽고 쓰는 것은 나의 기쁨]
일 [사랑하는 나의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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