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906 살 맛 나는 토요일

시 합평 모임, 크리스토퍼 내한 공연

by 한바라

오늘 사는 맛 나고 재미있었다.


60대 분들과 대화를 하려면
분위기 좋은 곳에 가라


아는 언니에게 들었던 말이다.

내게 오래 참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오늘은 엄마 출근 전에 같이 카페에 가서 도란도란 대화를 나눴다. 엄마가 재잘댔다. 언니 얘기를 같이 한참 했다. 엄마가 행복해 보였다. 엄마가 주체인 문장을 쓰는 것이 나는 좋다.


그리고 내가 엄마에게 지난주에 해준 팔찌를 엄마가 한번도 안 빼고 하고 있었다. 중간에 있는 푸른 구슬이 촌스러워보인다고 했었는데, 그새 정이 들었나보다. 점점 좋아졌다고 한다. 그 마음을 이해한다. 나도 그런 사람이다.


공덕에서 홍대까지 경의중앙 숲길을 따라 걸었다.

습하고 더워서 꽤 빡셌지만

덕분의 나무의 성장을 느꼈다.

참 많이 걷던 길이었는데 그 나무들이 커서, 정말 경의중앙 '숲길'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좋았다.


또한-

어떤 기억은 공간이 가지고 있고

어떤 기억은 사람이 가지고 있다.

같이 걷던 사람들이 많이 생각났다.

안녕, 안녕! 하고 인사하는 듯했다.


시 합평 모임에 갔다.

유익했고 나는 모임 중에 빵 터지고야 말았다.

자작시로, 엄마와 멸치에 관한 시를 써 갔는데 내 의도가 잘 표현되지 않았었다.

내가 쓴 문장에 대해 평해주셨는데 뭔가 표현이 너무 민망스러우면서도 웃겼다ㅋㅋㅋ


그리고 중요한 걸 깨달았다.

그 글은 마냥 어두운 글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그 글을 꽤 유쾌하다고 봤다.

나는 내 일을 쓰다보니 그 상황에 대해서 침잠하게 되는 부분이 있는데 다른 사람이 봤을 때는 훨씬 다르게 느낄 수도 있다는 걸 몸소 느꼈다. 그래서 행복했다. 나의 슬픈 기억을 웃음으로 날려버린 것 같아서-, 고마웠다.

읽어주시고 평해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물론 내 의도대로 표현하는 건 내가 나아가야 하는, 성장포인트이다.


그리고 크리스토퍼..!


Kspo돔으로 가다가 엄지를 봤다. 인상적이었다.

크리스토퍼 공연에 예매한 건

콜드플레이 내한공연 때 내가 미쳤었기 때문이다. 콜드플레이를 떠나보낸 아쉬움에 뭐든 예매했던 건데 꽤 괜찮았다ㅎㅎ

Orbit, When I get old 를 특히 좋아한다.


공연을 보는 사람들은 즐겁다.

그 순간, 그 현장성. 모두의 뇌파가 즐거운 기운을 뿜어내는 그곳에서 음악을 듣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친구 생각도 많이 했다.

내가 잘못한 것 같다.

그녀를 더 온전히 사랑하고 싶다.


어쨌든

즐거움이 가득한 알차고 보람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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