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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란세오 Oct 27. 2020

결혼 준비 맞아요? 결혼식 준비 같은데요? (2편)

결혼식 말고, 결혼생활을 준비하세요. 

칫솔 짜는 것으로도 싸운다


현실은 칫솔 짜는 것으로도 싸울 수 있게 되는 관계가 신혼부부 관계입니다.

우리는 결혼하기 전까지 함께하는 가족들과도 의견 충돌로 다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함께 살 분과 30년간 떨어져 살았습니다. 원가족(원래 속해 있던 가족)과 대부분의 것이 다릅니다. 


식사 습관, 생활습관, 하다못해 칫솔을 짜는 법 까지도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럼 갈등이 시작되고, 갈등이 하나씩 쌓이다 큰 싸움이 벌어지게 됩니다. 사랑해서 늘 같이 있고 싶기에 시작한 결혼인데, 막상 생활은 기대와 다릅니다.


이혼을 하는 이유 중 절반에 가까운 47%가 성격차이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늘 안타깝습니다. 서로 사랑하기에 함께 생활을 시작했는데, 막상 살아보니 자신의 삶과는 너무 다른 모습에 흠칫 놀라게 됩니다. 



전반전==


#연애 그 달콤함



며칠 전, 집 근처를 지나가다 여자 친구의 집을 바래다주러 온 것으로 보이는 커플을 보았습니다. 정말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진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둘은 서로 헤어지기 아쉬운 듯 안아주고, 입맞춤을 하고, 손을 붙잡고는 서로 가라고 말하고는 또 안아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 애틋한 모습에 문득 생각에 잠겼습니다.


“꺄하하하하하”


하이톤의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습니다. 살랑살랑한 눈웃음이 너무 아리따운 여자분이 있었습니다. ‘두근, 두근’ 이게 ‘첫눈에 반한다’는 말이구나 실감했습니다. 


2주를 지켜보았습니다. 그녀의 매력은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탄탄하고 균형 있어 보이는 체형과, 불량한 저의 자세와 대비되는 늘 반듯한 자세. 다른 사람이 무엇이 필요한지 묻기도 전에 싹싹하게 남을 먼저 돕는 모습. 밝고 쾌활한 성격에 적극적이기까지.


제가 부족한 모습을 너무 많이 갖춘 그녀가 자꾸 생각났습니다. 

지인을 통해 인사를 하고, 시답지 않은 농담과 함께 전화번호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싫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두 달간 꾸준히 모닝콜을 해서 깨워주고, 식사시간마다 밥 맛있게 먹으라고 연락을 해줬습니다. 지칠 법도 한데, 이렇게 한 번씩 연락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또 다른 두 달 동안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 후, 같이 공연을 보러 갈 수 있었습니다. 불편한 옷도 멋져 보이고 싶어 챙겨 입고 나갔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한강공원에서 꽃 한 다발을 건네며 이야기했습니다.


“내가 많이 좋아하는데, 우리 오늘부터 1일 합시다.”

다행히 대답은 '좋아요’였습니다.



불 같은 사랑도 늘 활활 타오를 수 없다


1년을 정말 알콩달콩하게 지냈습니다. 연애 초반에는 제가 보기만 해도 얼굴이 발그레 해지는 모습에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첫 입맞춤 때는 여자 친구도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 슬리퍼를 신은 발에 모기가 열 번은 족히 물린 것도 몰랐습니다. 밥을 먹을 때는 꼭 반공기만 먹길래, 더 먹으라니까 배불러서 못 먹는다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요.


하지만, 불타는 사랑은 딱 1년이었습니다.

도파민

사랑에 빠졌을 때, 몸에서 솟구치는 호르몬입니다. 2~3년의 시간이 지나면 분비되는 양이 줄어들기 시작하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권태기가 찾아왔습니다.

진짜 연애는 1년이 지나고 시작이었습니다. 저는 그대로인데, 여자 친구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이 변하기 시작하면서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적응이 되지 않고 싸움으로 이어집니다. 하루에 다섯 번은 싸웠었습니다. 만나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매일 싸움이 일어납니다.


이렇게 사랑이 끝나야 하나요?


옥시토신

불타는 사랑에겐 도파민이 있다면, 안정감의 사랑인 옥시토신이 대체될 수 있습니다.

가슴 뛰는 사랑보다 친밀감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지요

미국 인지심리학자 스턴버그는 사랑을 삼각형에 비유합니다


YTN Science 영상 중


4년이 넘는 연애와, 몇 일간의 고민 끝에, 둘 다 소중함을 더욱 깨닫고 결혼에 결심합니다.

저와 아내는 양가 도움을 받을 조건도 되지 않았고, 부모님이 얼마나 힘들게 모아 온 돈인지 알고 있었기에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사회생활도 얼마 하지 않아 모은 돈도 없이 덜컥 결혼을 결심하였습니다. 대신 ‘짝꿍이 나와 평생을 살아나가기에 좋은 사람일까?’ 만을 보고 결심하였습니다. 




결혼은 두 사람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니다.


결혼은 여자와 남자의 연애 종착지입니다. 하지만, 두 집안이 하나 됨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여기서부터 둘 다 처음 하는 경험들이었습니다. 여자 친구도, 저도 처음이었습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대부분 처음 하는 것이지요. 


남자 나이 스물여덟의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였습니다. 저는 결혼을 결심하고, 허락을 받으러 가기 전까지도 모르는 것이 참 많았습니다. 주변에 결혼을 했던 지인이 거의 없던 터라, 영화에서 봤던 것을 떠올리며 결혼을 준비하였습니다.


남자: 결혼 언제 하지?

여자: 10월쯤 할까?

남자: 장소는 어디서 하지?

여자: 'xx'가 좋을 거 같아.


저희 둘은 대략적인 날짜와 장소까지 정해 놓고 허락을 받으러 갔습니다. 장모님께서는 서운하다며 한마디 하셨습니다. 


“야, 너네 결혼은 둘 이하냐!! 그래도 왔다 갔다 하면서 인사도 하고 친해져야지. 그리고 날짜하고 시간을 너네끼리 정하는 것이 어디 있냐!! ”


결혼을 하기 전까지 실제로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결혼을 하면 무릎 꿇고 부모님께, “따님을 예쁘게 키워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결혼을 허락해 주세요.” 하고 허락받던데 그게 아니었던 것입니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저도 아내의 가족에 일부가 되는 것이고, 아내도 저희 가족의 일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막상 살아보니 명절이다, 가족행사다 함께 해야 하는 일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3편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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