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나 출근해야 되는데.. 오늘은 라테 한잔 내려줘.
# 서로를 위한 삶
민준과 송이 부부 이야기를 살펴볼까요?
민준은 6시에 일어나 책을 보고 있습니다. 요즘 관심 가는 분야가 있었는데 자투리 시간 내기가 여유롭지 못했거든요. 시계를 보니 어느덧 7시 10분, 아내가 일어나야 하는 시간인데 늦잠을 자나 봅니다.
남편: “일어나, 오늘 또 늦겠네”
아내를 깨우는 소리에 아이가 피곤한지 엎어져 일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편: “아들, 어제 늦게 자니까 피곤하지. 일찍 자야겠지?”
아내가 씻으러 가는 길에 남편이 묻습니다.
남편: “커피 싸줘? 아이스라테?”
아내: “응, 좋아요! 계란 프라이도 반숙으로 해줘.”
아내가 준비를 하는 동안 남편은 아내의 입맛에 맞는 라테를 내립니다.
‘커피는 샷 두 개, 우유는 이만큼, 얼음 한가득. 완성’
커피를 만드는 사이 아이가 일어나 아빠를 조릅니다.
아들: “어제 하던 놀이마저 하기로 했는데, 언제 해?”
남편: “오케 오케, 잠깐만. 엄마 커피만 뽑고 놀자”
준비를 마친 아내는 아이와 남편 입맞춤을 하고 출근을 시작합니다.
아이와 아빠는 이른 아침부터 보드게임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남편: “이야, 너 엄청 늘었다. 이제 아빠보다 더 잘하는 것 같아”
아이: “그럼, 내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다고”
남편: “정말 열심히 노력했구나! 멋져!! 오늘 아침은 뭐 해줄까?”
아이: “음.. 케첩 게란 밥!!”
남편: “오케이!! 준비하러 가자!”
아침을 먹고 비타민과 유산균까지 꼼꼼하게 챙겨 먹습니다.
세수와 양치까지 마치고 나옵니다.
남편: “아들, 옷 꺼내놨어. 아빠 급한 건이 있어서 일 하고 있으니까 옷 갈아입고 와.”
송이는 일을 시작합니다. 솔직히 일은 전에 하던 일 보다 힘은 훨씬 듭니다. 일 자체가 아이를 낳기 전과 완전 다른 일이라 적응하느라 다섯 달은 족히 고생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습니다.
송이는 2인 1팀으로 하고 있습니다. 같이 일 하고 있는 파트너는 송이보다 8살 어린 3년 차 경력자입니다. 심지어 신입인 송이보다 경력이 많습니다. 직원 11명 중 자신만 서른 중반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스물 초중반의 젊은 직원들인 모습이 어색하고 걱정되었지만, 기존의 사회경험이 큰 도움이 되어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한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에 자기 존중감이 올라가고, 성취욕구가 만족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생활하다 보면 일주일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언젠가는 이룰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참, 월급을 받은 재미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장점이지요.
민준은 아이를 유치원 보내고 와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프리랜서로 일을 하고 있거든요. 예전 회사에 다니면서 하던 일을 정리하고 나왔는데, 고객사에서 찾기에 얼떨결에 프리랜서로 연장시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하면서는 생활비도 되지 않아 걱정했습니다. 지금도 한 달 한 달이 떨리지만, 기존 회사 생활하며 얻은 노하우 덕분인지 지금은 걱정했던 것보다 잘 되고 있습니다.
민준이 하고 있는 일은, 프리랜서만이 아닙니다. 자신이 언젠가 꼭 해보고 싶다는 일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쉽지 않고 실패가 쌓이지만, 언젠간 꼭 이루겠다며 하루가 모자라게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쌓인다면, 결국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아이의 하원 시간 한 시간 반 전입니다. 민준은 이때부터 더 바쁜 시간을 내게 됩니다. 시장에서 반찬거리와 요리 재료를 사 옵니다. 매일 준비하지는 못하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씩은 아이와 아내를 위해 요리를 합니다.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이제 몇 가지 음식은 곧잘 합니다.
아이의 유치원 하원 시간입니다. 대부분 엄마나 할머니, 할아버지가 시켜주는 하원과는 다릅니다. 처음에는 아빠가 시켜주는 하원이 정말 낯선 풍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유치원 선생님도, 주변 사람들도 어느새 그러려니 하는 모습입니다. 요즘은 가끔 다른 아빠의 모습도 보입니다. 하원 후 목욕을 시키고 요리를 하는 모습이 사뭇 경력이 되는 주부의 모습이 보입니다.
송이의 퇴근시간이 다 되어 갑니다. 드디어 오늘 하루도 별 탈없이 무사히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퇴근하며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내: “나 이제 퇴근! 집에 뭐 있나?”
남편: “응! 오랜만에 돼지갈비 하고 있어. 오늘은 좋아하는 거 하니까 다른 거 먹지 말고 밥 먹어.”
아내: “오예! 얼른 갈게!”
집에 도착해서 아이와 민준과 송이는 같이 저녁을 먹습니다. 민준의 솜씨 발휘 덕분에 저녁을 맛있게 먹습니다. 이렇게 화기애애하게 먹는 저녁은 인생의 행복 중 한 가지입니다.
저녁을 먹고 보니, 아직 해야 될 집안일이 남아있습니다. 송이는 식탁을 정리하고, 민준은 설거지를 합니다. 송이는 세탁기를 돌리고, 민준은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정리합니다. 어느새 아이가 잘 시간이 되었습니다. 송이는 이제야 휴식을 취하고, 민준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줍니다. 송이는 아이를 재웁니다.
둘은 아이까지 재우고 나서 겨우 한 숨 돌립니다. 송이가 타 온 보리새싹을 한잔씩 마시면서 오늘 있었던 하루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송이의 일이 이랬고, 민준의 일과는 저랬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정말 소소한 재미이지만, 무엇인지 모를 동질감을 느낍니다.
밤은 깊어가지만, 아직 민준과 송이의 하루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송이와 민준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마무리되고, 송이는 이제야 휴식을 취합니다. 민준은 다시 일을 시작합니다. 그렇게 이 둘의 하루가 끝나갑니다.
집안일일, 아이 돌보며 일 하는 민준과 새로운 도전을 하는 송이 부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