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작가! 야, 나두 할 수 있어-
(1) 야, 너는 해낸 거야?
인프피는 ―자꾸 언급하는 듯하지만― 정말이지 상상력이 풍부한 지구인의 유형이다. 상상은 자유다. 돈도 안 들고, 절대 제한도 없다. 마음껏 있는 힘껏 나만의 세계를 그려낼 수 있다. 보통 그 상상의 시간은 잠들기 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 한밤중 산책길 위에서 이뤄지곤 한다. 여러 상상 중에는 남들이 들으면 정말 쓰잘머리 없는 내용으로 치부할 것들도 많은데,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나의 오랜 상상 리스트에는 이런 게 있다.
미국 최고 자산가 중 한 사람이 내가 쓴 글을 보고 감명을 받는다. 그 글은 ‘지구인 모두를 아끼고 사랑하자’란 주제의 글이었다. 이에 자신의 자산 중 17조를 건네며 지구 발전을 위해 써달라는 부탁을 한다. 일 년간 사업에 대한 수업을 받게 되고, 일 년 후 갑자기 이름 모를 투자자가 대한민국 경제 시장에 두두등장! 한 기업을 인수하고, 사업 확장의 기반으로 삼는다. 더불어 교육 관련 재단을 인수하여 우리나라 미래 인재 육성에 힘쓰고, 스포츠 구단의 모기업이 되어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준다. 이후…
언젠가 내 이야기의 소재가 될 수 있으므로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다. 여하튼 이런 상상은 ―혹은 망상은― 언제나 나와 함께 했다. 그리고 헛될지도 모를 기억의 단편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고 싶단 꿈을 꾸게 되었으니, 그건 어느 영국 여성 덕분이었다. 그 여성은 1990년, 맨체스터에서 런던의 부모님 댁에 가는 길에서 한 이야기를 떠올린다. 기차를 기다리는 무료한 시간 동안 자신의 상상력을 맘껏 발휘했던 것. 결국 그 상상력을 기반으로 책을 쓰게 되었고, 작은 출판사에서 출간이 이뤄졌고, 물론 초판은 500부에 불과했으나 극적으로 미국판 계약이 성립된 후 급속도로 판매량이 늘어나게 되었다. 전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J.K.롤링의 이야기이다.
한국판 해리포터. 소재적인 측면이 아닌, 명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의 궁극적 목표는 언젠가 전 세계를 주름잡을 최고의 베스트셀러를 발표하는 것! 내 소설이 영화화되고,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영화 속 장면을 모티프로 한 건축물이 세워지는 것! 이건 정말 생각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이런 목표를 세운 건 정말 오래전이지만, 현실로 옮기기엔 어려움이 너무 컸다. 소설이 말이 쉽지, 그걸 어떻게 쓰고 앉아있냐는 게 문제였다. 반 애들 상담하기에도 벅찬 하루하루였으니. 그래서 사실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어느 여름날, 졸업한 제자 한 명이 찾아왔다. 학창 시절 부적응으로 고생깨나 했던 친구였다. 저도 고생이었지만, 나도 고생이었고, 학부모님도 맘고생이 심했다. 자퇴 얘길 몇 번이나 했는지…. 한번은 녀석이 사라져서 비상이 걸린 적이 있었다. 당시 녀석은 자살 위험군이었던 학생이라 갑자기 사라졌다는 이야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반장과 학교 곳곳을 뛰어다니며 겨우 찾아냈는데, 그때 녀석은 도서관 한구석에서 무협지를 읽고 있었다. 책을 읽느라 종이 친 줄도 몰랐다는 게 이유였다. 그랬던 그가! 졸업 후 찾아와서 내게 건넨 말은,
“선생님, 저 작가 됐어요.”
였다. 녀석은 유명 콘텐츠 회사의 전속 웹소설 작가가 되어있었다. 역시나, 무협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