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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비 Sep 30. 2022

볼수록 매력적인 영화 쓰리 빌보드

용서 고백 진정성의 힘

좋은 영화들을 보면 나이에 맞게 영화가 느껴지기도 하고 본인이 처한 상황에 대비해 영화가 느껴지기도 한다. 이 영화 쓰리빌보드도 보면 볼수록 다양한 매력을 느껴지게 하는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제일 처음 영화를 봐볼까? 


했을 때는 딸을 잃은 엄마 VS 경찰서장의 대림쯤으로 봤었다. 항상 공포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더더욱이나 그래 결판을 짓자 하는 항상 끝맺음이 있는 영화여야만 보고 잠이 잘 왔었던 것 같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는 


분노와 복수에 대한 이야기로만 들렸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어쩔 수 없는 이야기. 마치 우리나라 영화 소수의견에서 아들을 죽인 의경의 머리를 때려서 죽인 재호 (이경영)의 모습처럼 딸이 당한 죽음을 밝혀내지 못하는 경찰에 대한 미움. 경찰서장은 보이지 않는 노력을 다함에도 불구하고 옥외광고판을 통해 불편한 내용을 보고 오명을 쓴 경찰서장 윌로비와 그의 부하 딕슨 이들의 갈등 이야기로만 봤었다.



두 번째 관람 이 영화를 보면서는 매우 달랐다.


진정성과 용서 고백에 대한 이야기로 들렸다. 오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진정성과 용서 고백에 대한 이야기다.


때로는 한마디 말보다 진심을 담은 편지가 더 마음을 움직일 때가 있다.


물론 이 편지에서는 진정성이 본인이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영화의 표현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암환자 윌러비는 마을에서도 인정한 덕망 있는 경찰서장이다. 물론 얼마 못 살건 알지만, 사랑하는 가족에게 충직한 부하 딕슨에게 그리고 본인에게 오점을 심어준 밀드레드에게까지 편지를 쓰고 자살을 선택한다. 평범하고도 아름답기만 한 가족과의 단란했던 하루가 이렇게 끝나리라고는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이 영화의 매력적인 한 부분이라고 생각 드는 점이 이 부분이다.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


마을 사람들은 윌러비의 죽음에 당연히 마을에 크게 옥외광고판으로 창피함을 준 밀드레드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생각을 한다. 윌러비가 밀드레드에게 준 편지에는 밀드레드 때문이 아님을 고맙게도 알려주기도 하고 광고비를 대신 내주기도 했다. 범인이 꼭 잡히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범인을 못 잡았던 것일 뿐 노력을 안 한 건 아녔다는 진정성 있는 편지의 내용이 그 답이다. 


딕슨은 윌러비의 편지를 받고 거의 교화가 이루어지는 것 같았다. 첫 번째의 교화 시점은 이 편지에서부터 시작이 되었던 것 같고, 두 번째는 화상을 입고 같은 병실의 환자인 광고업자 레드 웰비의 용서를 받고 나서부터 이지 않나 싶다.


이전 시점으로 돌아가자면, 윌러비의 죽음에 이성을 잃은 딕슨은 광고업자 레드 웰비를 흠씬 두들겨 패주고 2층에서 던져버렸다. 하필, 레드 웰비가 입원한 병실에 딕슨은 화상을 입은 채로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이때 딕슨은 레드 웰비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한다. 레드 웰비는 처음에는 혼란함이 왔었지만, 이 내 빨대를 꽂은 오렌지주스를 건네주며 용서를 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명장면이 아닐까 싶다. 아니 가장 내가 이해하기 쉬운 진정성과 용서를 볼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이 영화에서의 또 다른 포인트는 이거다. 여기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불완전하다는 점이다. 그나마 덕망 받는 경찰서장 윌러비는 암환자라는 삶에 대한 불안전함이 있었고. 딕슨은 인종차별 폭력적 등등의 문제점이 보인다. 밀드레드 역시 마찬가지로 지금껏 살아온 모진 삶만큼이나 영화 후반부까지 모진 말들을 많이 내뱉기도 한다. 그것뿐이겠는가? 옥외광고판이 불에 타자 경찰의 짓으로만 알았던 그녀는 경찰서에 불을 지르기도 한다. 


여기에 나오는 증오범죄들은 안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다. 딕슨은 실직자가 되었고, 밀드레드 역시 딕슨에게 화상이라는 상처를 주게 된다. 윌러비도 병 앞에 나약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윌러비 빼고는 오히려 증오범죄들이 또 다른 증오를 만드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다행스럽게도 이 영화에서는 잘못된 행동에 대해 각기 다른 표현법으로 진정성을 담아 사과를 한다. 그리고 용서를 한다. 이러면서 상처가 점점 아물기도 하고 사람은 성숙해지기도 한다. 




이 영화에서는 사람이 선뜻 실행하지 못할 일들에 대해서도 무덤덤하게 예시를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결국 용서, 고백, 진정성 등을 각각 캐릭터에 맞게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많이 가져다준 영화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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