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믿음이 Dec 02. 2022

영화 감동주의보

이 영화 속 커플만큼 어려움 속에서도 밝고 깨끗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조금은 유치한 영화 감동주의보. 


오랜만에 홍수아 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보았다. 그녀의 얼굴일랑 다소 예전의 상큼함과는 사뭇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반가웠다. 뭐 외모를 말하려는 것도 아니고 배우를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영화 속 따뜻한 커플이 너무 가슴을 훈훈하게 데워주니 유치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참 따숩고 설레었다. 



홍수아 배우가 연기한 전보영이라는 캐릭터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다. 감동을 받으면 목숨을 위협받는 병이라는데. 감동적인 음악. 환경. 스포츠 등등 그래서 전보영은 어릴 적 컬링을 잘했음에도 불구하고 컬링선수도 그만뒀다. 우승이라도 해서 감동받으면 목숨이 위험하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항상 밝게 배시시 웃으면서 다닌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사는 모습 정말 예뻤다. 



나의 웃음은 복잡한 내 머리만큼이나 베베 꼬여있지 않았다. 이런 유치한 캐릭터에 웃음 지어버렸다.



최웅 배우가 연기한 남자 주인공 역시 훈훈한 비주얼에 순수한 시골총각으로 나온다. 따뜻하게 생긴 것만큼이나 마을 사람들에게도 좋은 청년인 듯하다. 이 친구는 중요한 순간이 올 때마다 이상한 이유들로 정작 중요한 일들을 잘 성공시키지 못해 불운의 캐릭터쯤으로 나오지만, 이 친구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산다. 평소 이웃사람들을 챙기고 도와줄 줄 아는 청년이다. 



이 사랑스러운 커플은 불편하고 남의 탓을 할 수도 있는 이유들이 있지만 영화 속 내내 남의 탓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을 잘 바라봐준 사람들에게 더 따뜻한 행동을 실천한다. 



동화 같은 커플의 이야기만 늘어놓기에는 '갈등'이라는 걸 넣어줘야 했는지, 현실의 문제를 하나씩 꺼내어 놓는다. 일단 큰 건 하나, '집' 가진 게 없다 보니 이 남자 주인공은 조금 떨어져 타지에서 열심히 일을 해 돈을 모아 오려고 한다. 물론 영화 속에서 이 집 문제는 동화처럼 풀어져 나가지만, 현실은 누가 이렇게 해주리. 



내 주위에선 이 문제 때문에 파혼한 경우도 있었다. 우리나라는 사랑 너머의 숙제들이 너무 무겁다. 결혼해야 행복할 것 같은 옛 분들의 말씀은 맞지만, 틀리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이혼율만 보더라도 말이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나보다 어린 친구들을 지켜보면 요즘 좀 그렇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지. 어려움도 같이 이겨낼 수 있겠지 라는 생각과 말보다. 서로 조건부터 보고 사랑을 시작한다. 마음의 척도가 아닌 부유함의 척도. 충분히 이해가 되기에 그들에게 사랑이란 뭔가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씁쓸해지는 생각 역시 적지 않다. 



감동주의보 이 영화는 컬링이라는 소재와, 의성마늘 홍보같이 보이는 소재가 안 그래도 유치한데 조금 더 유치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딱 이 커플만 바라본다면 동화책처럼 사뭇 달달하게 끝까지 볼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따뜻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 준 커플이다. 영화 속인 게 아쉽긴 하지만.

이전 04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영화 리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