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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산 Jul 04. 2024

1종 보통 운전면허 딴 후기

짧음

브런치 쓰는 법을 까먹었다.


아무튼 근황.

1. 공모전 제출

2. 입덕

3. 1종 보통 운전면허 취득


3 위주로 이야기해 보겠다…


대한민국 성인 대부분이 운전면허를 가지고 있다지만 나에게는 예외였다. 원래 여윳돈 없는 사람이 면허도 없다. 솔직히 지금도 뿌듯한 것과는 별개로 돈 아깝다고 생각한다. 대체 이거 하나 따겠다고 들인 돈이 얼마인지…… 그 돈으로 일본여행을 갔다 올 수도 있었을 텐데. 어쩌면 그게 더 값진 경험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또 돈 없다고 면허 못 따면 그건 그것대로 우울해질 것 같아서 눈 딱 감고 돈 썼다. 평생 면허 있는 사람들 보면서 아이씨 돈 있어서 좋겠다 이런 생각하기 싫어서 그냥 해버렸다. 딱 그만큼의 값을 치렀다고 생각한다. 미래에 받을 스트레스와 거액을 등가교환했다. 돈 쓸 때마다 이렇게 가슴에 구멍이 뚫린 듯이 아픈 건 대체 어떻게 고쳐야 하는 병일까. 면허를 땄는데도 마음껏 기뻐할 수가 없다…


아니? 그래도 좋긴 해. 이제 누가 운전면허 있냐고 물어보면(제발 누가 좀 물어봐줬으면) 네 있어요 1종이에요라고 대답할 수 있는 특권을 얻었으니 말이다. 그럼 이제 잠깐 오~ 1종~이라는 감탄을 듣겠지. 그게 끝이겠지…… 아니 이거 왜 발상의 전환이 안 되냐. 어쩔 수 없다. 큰돈을 쓰면 그에 걸맞게 애도하는 시간을 보내야 맞는 것 같다. 마음껏 슬퍼해야 나중에 또 다른 돈을 보내줄 수도 있는 거다. 그러니 충분히 슬퍼하자…… 나중에 때를 놓치고 후회하지 않도록……


면허를 따긴 했는데 집에 차가 없다. 렌트를 하려고 해도 대부분의 차량 렌트 업체는 면허를 딴지 1년 이상이 지나야 만 차를 빌려준다.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안 가는 규정이다. 1년 동안 운전 다 까먹을 텐데!? 면허 따자마자 차를 빌려줘야 맞는 거 아닌가!? 확신하건대 지금의 내가 1년 뒤의 나보다 운전을 잘한다.


그런데 내가 렌트까지 해서 운전할 정도로 운전이 하고 싶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면 바로 도로에 나가지는 못 하고 운전 연수를 받아야 할 텐데, 찾아봤더니 보통 30만 원은 내야 하더라. 거기에 렌트비 대략 10만 원까지. 내가 차 렌트해서 울 엄마 모시고 어디든 가려면 앞으로 40만 원이 더 필요하다는 소리다. 어우 끔찍해…… 아마 내년에야 이렇게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정말 끔찍해. 대체 차 끌고 어디 가기까지에 돈이 얼마나 드는 걸까. 그리고 대한민국 사람들은 나 빼고 다 그 돈이 어디서 나는 걸까……


오래간만에 브런치 와서 돈타령이나 하게 된다.

원래 내 브런치는 돈타령 30% 정도로 이루어져 있던 것 같다.

돈 얘기는 정말로 누구한테 할 수가 없어서……

내가 돈 몇 푼에 일희일비하는 걸 알리고 싶지가 않다. 남이 보기에 지나치게 소액일 게 뻔해서…… 근데 난 100원이라도 내가 그걸 알맞게 쓴 게 아니면 나한테 너무 화가 나고 자괴감이 든다.

고치고 싶지도 않다. 나는 내가 돈을 함부로 쓰는 사람으로 변모하는 게 더 두렵다. 내가 바뀌면 아마 죽을 때가 되어서 바뀐 것일 거다……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딨겠어? 찾아보면 있겠지만 그게 나는 아니다.


아무튼 징징거리긴 했는데 매우 잘 지내고 있다. 뭐가 나아진 것도 아니고 여전히 백수에다 맨날 놀고 있긴 한데 그래도 아예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니니까. (라고 정신승리를 해본다…) 그리고 정말 행복하니까…… 지금을 즐기고 싶으니까. 하하.




~


그리고 종종 브런치 제안하기로 다짜고짜 자기 일 도와달라는 분들 계시는데(정확히 어디에 필요한 무슨 일인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얼마 줄 건지 뭐 이런 설명이 아무것도 없음 그냥 냅다 tmi 나열하면서 도와달래 아니 중요한 건 하나도 얘기 안 하고 tmi만 얘기하면 어떡하라고요)…… 당연하지만 답장 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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