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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산 Jul 24. 2024

일기처럼 매일 써볼까

그럼 일기랑 내용이 겹칠 텐데

오늘 먹은 거.

느지막이 일어나서 두부김치. 저녁때쯤 그릭요거트. 그리고 밤에 간 마트에서 연어회를 세일하길래 7,000원에 구매하여 그것까지 먹었다. 


오늘 한 일을 기록하고자 마음먹었더니 바로 먹을 것부터 튀어나온다. 난 먹는 낙으로 사는 사람인가 보다. 그래서 요즘 좀 덜 행복한 건지도 모르겠다. 괜히 식단 해서. 그래도 몸이 가벼워진 건 좋다. 언제까지 지속할 건지는 알 수 없다. 처음에는 28일에 중요한 일이 생겨서 그때까지 급하게 빼려고 시작한 건데, 지금은 이대로 계속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3kg 정도 뺐고, 두부가 엄청 도움이 됐다. 집 근처 시장에 직접 만든 즉석손두부를 파는 가게가 있어 거기서 일주일에 한 번씩 두부 두 모를 사 온다. 내 다이어트의 일등공신이다. 이등공신은 그릭요거트고. 그릭요거트에 제철과일, 견과류, 꿀을 넣어 먹으면 그야말로 꿀맛이다. 너무 맛있어서 이대로 평생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첫 일주일 때는 쭉쭉 빠지다가 지금은 정체기에 도달했다. 아무래도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먹을 건 더 못 줄인다. 지금도 빵집 앞을 지나갈 때마다 눈이 돌아간다. 빵이 먹고 싶다. 


낮에는 내내 집에 있었다. 비가 와서 나가기 싫었다. 피트니스 복싱을 좀 하고, 최화정 유튜브도 좀 보고, 김사과의 <풀이 눕는다>를 이북으로 구매해서 끝까지 읽었다. 최화정 님 유튜브를 오늘 처음 봤는데 참 재밌었다. 아직 모든 영상을 보지는 못했지만. 영상이 몇 개 없으니 내일쯤이면 다 볼 수 있지 않을까? 난 유튜브도 드라마처럼 몰아보는 편이다. 솔직히 최화정 님에 대해 잘 아는 편은 아니었는데(홍진경 유튜브나 김영철의 성대모사에서나 봤다), 단독 콘텐츠로 보니까 정말 매력이 넘치셨다. 대한민국 여자 중에 최화정처럼 살고 싶지 않은 사람 없을 거다. 자기만의 취향이 있고, 잘 먹고, 잘 먹고, 진짜 잘 드신다. 잘 드시는 게 제일 부럽다. 아……. 나 식단 때문에 노이로제 걸렸나. 이걸 조만간 때려치우든 해야지. 나 솔직히 굶는 것도 아니고 두부김치도 그릭요거트도 배 터지도록 먹는데 왜 이러지?! 


아무튼. 김사과의 <풀이 눕는다>도 참 재밌게 읽었다. 글 잘 쓰는 사람의 책은 무슨 내용이든 즐겁게 읽게 된다. 막……. 미치도록 감동받거나 공감하거나 한 건 아니지만. 어떻게 이렇게 잘 썼지? 하고 종종 감탄했다. 아직 읽지 않은 <천국에서>도 기대된다. 흠. 그런데 분명 재밌게 읽었는데도 책에 대해 딱히 할 말이 없다. 형광펜도 많이 쳤는데. 그냥 글쿤충이 돼서 이걸 다 읽고도 글쿤.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쿤. 


저녁에는 넷플릭스로 <슬픔의 삼각형>을 봤다. 이것도 진심 글쿤이라는 말밖엔……. 아니. 난 섹스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조금도 공감하지 못하겠다. 대체 그게 왜 중요한 건데……. 그만 좀 하면 안 돼……? <슬픔의 삼각형>과 <기생충>이 종종 비교되던데 당연히 <기생충>이 더 좋았다. 뭘 잘 풍자했고 완성도가 높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그런 건 잘 알지도 못하고) 그냥 <기생충>이 더 재밌다. 


그러고 보니 어제는 <비밀은 없다>를 봤는데 브런치에 안 적었네. 그다지 기억에 남은 게 없어서 그랬나 보다. 이경미 감독의 작품은 <미쓰 홍당무>가 더 좋았다. <비밀은 없다>에서도 미옥과 민진의 이야기는 참 좋았지만, 미옥과 민진의 이야기로 넘어가기까지가 살짝 지지부진하다고 느꼈다. 미옥이랑 민진이 얘기나 더 줬으면 싶다. 엄마가 딸을 찾는 내용이라 이입하기가 힘들었나? 딸이 엄마를 찾는 내용인 <서치 2>는 심하게 몰입해서 봤었는데 말이다. 


별점을 매기자면 <풀이 눕는다>는 3.7점, <비밀은 없다>는 3.8점, <슬픔의 삼각형>은 3.2점. 근데 왓챠피디아는 0.5점 단위로만 별점을 매길 수 있어서 죄다 반올림해야 돼. 


그림도 한 장 그렸다. 별로 그리고 싶지 않은 그림이었어서인지 더럽게 안 그려지더라. 사람은 역시 그리고 싶은 걸 그려야 한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살아야 한다. 


오늘의 슬픈 소식 1: 이력서를 넣은 스터디 카페가 내 이력서를 열람하지조차 않고 지원 마감을 해버렸다……. 내가 한 발 늦었나 보다. 아니 이미 알바를 구했으면 진작 좀 닫을 것이지. 아니면 적어도 이력서를 열어보기라도 해야지? 뭔 배짱이냐? 예의가 아주 밥을 말아 드셨다?


오늘의 슬픈 소식 2: 에이블리에서 싸구려 귀걸이를 주문했던 게 도착했는데 싸구려 티 나서 슬프다……. 싸구려지만. 그래도 싸구려 아닌 척해주면 안 되겠니……?


내일 계획: <데드풀과 울버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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