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라는 서비스를 사용하기 시작한 2016년부터 작가가 된 2021년까지, 작가 신청을 한 횟수가 기억나지 않을 만큼 많은 도전과 좌절이 있었다.
빠른 속도로 탈락 이메일을 받는 일은 그럼에도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 어느 순간 깜짝 선물처럼 작가 승인을 받은 재작년에는 인생에서 큰 결실 하나를 맺은 것 같았고 승인 후 첫 번째로 업로드한 글(https://brunch.co.kr/@boldnfurious/9 )이 카카오 스토리에 노출되면서 꽤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그 모든 좌절은 벅차오름으로 승화되었다. 하지만 그 뒤로는 구독자 수도, 라이크 수도 한 자릿수(라이크는 어쩌다 10을 넘기기도 한다)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그러니까 이 브런치스토리는 참 나를 울게 웃게 한다. 그럼에도 나는 도무지 포기할 줄을 몰랐다.
퀴퀴한 냄새가 나는 말들을 내뱉고 싶었던 것 같다.
어떤 이야기는 아주 오랜 시간 사람의 마음 깊숙한 곳에 남아 맴돌다 그의 밖으로 뱉어질 때 퀴퀴한 냄새 같은 것이 난다. 내게는 그 누구에게도, 심지어 자신에게도 뱉어내지 못하던 아주 퀴퀴한 냄새가 나는 이야기가 있었다. 떠올리는 일 만으로도 가슴이 턱, 하고 막혀버려서 자꾸만 무의식적으로 밀어내버리게 되는 이야기. 그것들이 속에서 맴돌고 썩다 못해 내게는 화병이 되어 나타났던 것 같다.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었고 이제는 뱉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자격지심과 열등감, 그리고 소화되지 않는 생각을 감싸주고 싶었다.
겉으로는 꽤 그럴싸 해보이는 자존감과 차분함을 가진 내게 아주 어둡고 취약하며 꼬인 생각들이 있었다. 말할 수 없었고 티 낼 수 없었다. 때론 그런 생각을 가진 자신이 싫었고 혐오스럽기까지 했다. 말도 못 할 거면서, 티도 못 낼 거면서, 말하고 티 냈을 때 내게 돌아올 시선과 마음을 견디지도 못할 거면서. 그러면서 꼬일 때로 꼬이고 냉소적이고 행동하지 못하는 자신을 견딜 수 없었다.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냥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나라도 들어줄 수는 없을까. 나라도 자신을 알아주고 받아들여 줄 수는 없을까.
글로 뱉어냈고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드러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던 퀴퀴한 냄새가 나는 나의 소화되지 않는 감정과 생각들을. 이들을 뱉어내고 드러냈을 때의 해방감과 자유로움은 그 누구도 무엇도 주지 못했던 위로를 내게 건네주었다.
브런치스토리에는 나와 같은 사람이(어쩌면 나보다 더한 사람이) 있다는 위로도 주었다.
세상의 모든 화려한 행복이 있는 SNS나 블로그에는 공유할 수 없지만 당장이라도 터져 나올 것만 같은 이야기를 브런치에 써 내려가고 있는 이들이 보였다. 거창한 뜻을 이루는 삶을 바라진 않지만 자신만의 삶을 찾고 싶은 이들, 사회적인 평범과 평균에서 조금 벗어난 혹은 벗어나고 싶은 이들, 일상을 보다 따듯하고 때론 비판적인 시선으로 보려는 이들, 그저 자신으로 세상을 살아가고픈 이들. 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무언가 되지 않아도, 될 수 없어도 아무것도 아닌 건 아니라는 위로를 받았다.
가난과 자격지심과 열등감에서 벗어나고 외로움을 잊어버려도 ‘나’라는 존재 자체의 슬픔과 고독함에서는 앞으로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불안하고 의심스러운 날들은 또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글을 쓰고 브런치스토리를 찾을 것이다. 이곳에서 쓰고 토해내고 또 읽고 흡수하며 그 불안하고 부족하고 의심스러운 나날들을 견디고 위로받으며 나아갈 것이다.
이 글을 읽어주는 모든 또 나와 같은 이들에게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