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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모동자 Mar 14. 2022

3월 1일 ~ 6일

9주

[방송] 끈질긴 친일

3월 1일. 화요일


오늘은 3.1 절.

TV를 틀었다가 우연히 채널을 멈추었다.

친일의 역사에 대해 다루는 시사프로그램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그냥 농담처럼 쉽게 쓰던 말

필통에 일제 볼펜과 연필이 가득했던 친구에게

 "너 친일파냐?"

그냥 우스개 농담이었다.


한국인이라면 불가능한 일이 '친일'이라는 생각과

역사적 구원과 현재의 교류는 별개라는 당연한 생각에

쉽게 할 수 있었던 이야기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일본 물건 몇 개 쓴다고

'친일'이라는 농담을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소위 '진짜 친일파'가 나타났을까.


심지어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을 조롱하고

식민지배 시대를 찬양하고 생존하는 피해자를 매도하는 것도 모자라

일본의 역사왜곡에 나팔수 노릇까지 하고 있다.


아직 피해자가 생존하는데도 저 정도인데

생존자가 모두 돌아가시면 어떨까 싶다.

 

프로그램을 보고 다시 한번 궁금해진다.

그동안 저 사람들은 도대체 우리 사회 어디에  숨어 있던 것일까?

아니면 새로 생겨난 것인가?


너무 많이 들어 식상하기까지 한 말이지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님의 말씀이 다시 한번 떠오른다.


그건 우리뿐 아니라 일본도 마찬가지다.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 피해국이 됐다는 결과뿐 아니라

그 이유와 과정을 돌아봐야 할 텐데...



비로소 봄

3월 2일. 수요일


조용한 아침 집 앞이 시끌벅적하다.

창밖을 내다보니 책가방을 매고 등교하는 아이들이다.

오늘이 개학이구나!

학교를 다니는 아이가 없으니

개학, 방학, 시험 같은 학사일정에 어두워진다.

주말부터 날씨가 바람이 시원해져서

이젠 겨울 추위가 다 갔나 했는데 진짜 3월이다.

'어서 와! 너희가 오니 학교는 비로소 봄'

학교 앞에 붙은 현수막을 보니

봄은 학교에서 이미 시작된 것 같다.



삼겹살 데이

3월 3일. 목요일


단골 슈퍼마켓에 갔는데

정육 코너에 이벤트가 한창이다.

무슨 일인가 싶어 보니

오늘이 삼겹살 데이란다.


3월 3일, 3이 두 번 겹치는 날을 골라

돼지고기 판촉을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밸런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블랙데이,

로즈데이... 빼빼로 데이까지.


거의 매달 돌아오는 그 수많은 데이들

나이 드니 초콜릿, 사탕 주고받을 일도 없고

지나친 상업성에 눈살이 찌푸려질 때도 있다.

마치 평범한 일상에 뿌려지는 MSG 같다.


지나치면 몸에 해롭지만

잘만 쓰면 쉽고 편하게 생활의 재미를  업그레이드시켜주는.

삼겹살을 먹지 않아 삼겹살 데이는 패스지만

다음날에는 무슨 데이가 있지? 블랙데이?

온 가족이 오랜만에 짜장면 파티를 해야겠다.

당연히 탕수육 소자 하나 추가하고.



사전 투표

3월 4일. 금요일


코로나 때문에 사람을 피하려고

사전투표장에 갔다.

생각보다 사람이 별로 없다.


코로나는 이제 끝이 보이지만

그 이후 우리의 삶은 더 불안하다.


전쟁, 강대국 간의 패권전쟁, 환경재앙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전 지구적 어려움 속에

리더의 중요성이 더 강조된다.


앞으로 5년 우리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부디 최선의 지도자가 탄생하길 비는 마음에

꾹 눌러 찍은 한 표의 의미가 새삼 더 무겁게 느껴진다.



민트 초코

3월 5일. 토요일


주말 치맥파티를 하자고

슈퍼마켓에 맥주를 사러 갔다.

그런데 눈에 띄는 술 하나,

민트 초코 소주.


민트 초코 아이스크림을 시작으로

민초 파이, 과자, 우유에 호빵까지

민트 초코 전성시대다.


파아란 색감이 너무 예뻐 한 병 집어 들었는데

어떤 맛일까 궁금해진다.


결론은 민트 초코는 그냥 아이스크림만 먹는 걸로...


알코올 향의 달달한 구강 청결제 같은 소주

요리에 쓰기도 애매하고

그냥 청소용으로나 쓸까?



빛과 소금

3월 6일. 일요일

 

주말이라고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어둑어둑해져서 산책을 나갔다.


밝은 낮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띈다.

환하게 조명을 비춘 교회 간판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마태복음 5:13-14)


성경 말씀처럼 아예 교회 이름이 '빛과 소금'인 교회도 있다.

과연 교회가 우리 사회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나?


교회가 정말 빛과 소금처럼 많고 많은 건 분명한 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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