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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Nov 23. 2023

필립 아일랜드에서 만난 야생의 동물들

<1주 일기>이면서 <일주 일기>이기도 합니다.


34.

필립 아일랜드에서 만난 야생의 동물들 



필립 아일랜드는 멜버른 남동쪽에 위치한 섬이다. 이곳에서는 호주 대표 동물인 코알라와 캥거루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펭귄으로 등재된 ‘페어리 펭귄’ 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마루 동물원의 입구
낮잠자는 코알라




투어에서 가장 먼저 만난 동물은 마루 동물원의 동물들이었다. 낮잠 시간 인지 더워서인지 많은 동물 친구들이 눈을 감고 누워 있다. 마치 집에 축 늘어진 채 퍼져 있는 내 모습 같아서 웃음이 난다.




먹이 먹는 캥거루




이곳에서는 캥거루에게 먹이 주기 활동을 할 수 있다. 물론 먹이는 내돈내산이다. 먹이를 들고 캥거루들이 서식하는 곳으로 갔다. 손에 먹이를 얹어 눈을 감고 있는 한 캥거루의 입에 가져다 대니 입을 열어 먹이를 먹는다. 여전히 눈은 감은 채다. 냄새만으로 음식을 먹을 줄 알다니. 대단한 능력이다. 



그렇게 곳곳의 캥거루들에게 먹이를 나누어 주었다. 한 캥거루는 벌떡 일어나더니 내게 온다. 

‘너 배가 고프구나?’

이 캥거루는 선 채로 오물거리며 야무지게 먹이를 먹는다. 그러던 중 캥거루의 배가 움찔거리는 게 보인다. 시선을 내려 배를 보니 어미의 주머니 속에서 꿈틀거리는 새끼 캥거루의 기다란 꼬리가 보인다. 얼굴을 한 번 내밀어 줄 법도 한데 아직은 따뜻한 엄마의 주머니 안에서 머물고 싶은가 보다. 






블랙 스완을 만나볼 수 있는 장소




마루동물원에서 1시간가량을 달리면 펭귄 센터가 있다. 그 사이에 우리는 블랙 스완과 자연이 만든 사파리를 투어 했다. 그리고 이제 집으로 귀환할 펭귄들을 볼 예정이다. 



9년 전, 이 펭귄 퍼레이드를 본 적이 있는 부산에서 오신 부모님 나이대의 분들도 계셨다. 충청도 출신의 남편분은 특유의 조곤한 말투로 말씀하신다.

“9년 전엔 새끼였는데 지금 잘 지내려나” 

“이제 그 친구가 커서 새끼도 낳고 어른이 되지 않았을까요?” 




귀환하는 펭귄들(출처 : https://www.penguins.org.au)




이 날의 페어리 펭귄 예상 귀환시간은 저녁 7시 45분 경이다. 사람들은 펭귄들이 귀환할 수 있는 것을 볼 수 있는 계단에 앉아 펭귄이 오기를 기다린다. 이때 아주 중요한 점은 절대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리지 않는 것이다. 왜냐면 펭귄이 그 빛에 놀라서 순간적으로 방향 감각을 잃기 때문에 집을 못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웬만하면 휴대폰은 꺼내지 않아야 한다. 작은 빛이라도 펭귄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을 찾는 펭귄(출처 : https://www.penguins.org.au)




그렇게 펭귄들을 기다리며 햄버거를 먹는 중이다. 이 와중에도 먹는 것은 손에서 놓지 못하는 지독한 식도락 여행가다. 30여분을 기다렸을까. 저기 펭귄 4마리가 걸어가는 것이 보인다.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미 수십 또는 수백 마리의 펭귄이 숲 속으로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숲 속으로 들어간 펭귄은 가족을 찾기 위해 울면서 돌아다닌다. 그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가족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보자니 안쓰러지만 귀엽다. 하지만 오늘이 끝나기 전에 가족을 찾을 테니까! 




출처 : https://www.penguins.org.au




대륙에서 만나보는 자연의 경이로움이 이런 것일까. 바다로 나갔다가 귀환하는 천여마리의 펭귄을 살아서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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