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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dal Apr 11. 2021

따뜻한 말 한마디

점점 서로에게 기대하기 어려운 것 중에 하나가 위로일 것이다. 이미 개개인에게 책 한 권 분량에 버금가는 고민거리가 산적해 있고, 마음의 여유 공간은 웬만한 음악 한 곡의 용량보다 작아진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선 고민상담이란 명목으로 구구절절 털어놓더라도 “지나가는 구름입니다.”와 같은 간략한 위로가 되돌아오기 마련이고 마음은 더욱 공허해진다.


몇 해 전 심신의 건강을 찾기 위해 코로나 이전에 잠시 요가 학원을 찾았던 일이 있다. 그런데 분명 “열 번 반복할게요.”라 해놓고 매번 30회를 반복하는 선생님에게 스트레스를 받아(?) 수강을 중단했다. 그렇게 다시 갈 곳을 잃은 나의 마음을 위해 찾은 수단은 공감할 수 있는 가사나 책의 문장과 같은 메시지에 집중하는 것이었다. 굳이 나의 이야기를 풀어놓기보다 누군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눈을 돌리니 서로 피곤하지 않으면서도 취사선택할 수 있는 내용의 범위가 넓어졌다.


그중 내게 가장 큰 해방감을 주었던 위로의 문장들은 서로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가족이라도 싫어질 땐 거리를 두세요.” “어떤 일이 힘들 땐 가끔 도망 가도 좋아요.” 같은 것들인데 가족이나 친구와는 사이좋게, 화해는 신속하게, 피하면 겁쟁이라는 과거의 가르침 속에 살던 내게 다른 시각을 안겨 준 것이다. 무심코 보고 듣던 영상이나 책, 노래에서 힘이 되는 문장을 발견할 때면 마치 좋은 친구 한 명을 새로 사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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