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적 병에 대한 이상한 시선들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 이상하다.
약을 먹을때 무슨약이야 하고 물을때 우울증이라고 하면 힘내라고 한다. 하지만 불안장애라고 하면 아.. 하고 뒷말을 잇지 않는다.
공황장애라고 하면 그래 요새 다들 있더라 하고 스트레스 받지말라고 한다.
이 세가지가 모두 있는 나는 불안장애가 있어서요 우울증약도 복용하고 있고 가끔 공황증세가 있어 공황장애도 있어요 라고 떠벌떠벌 내 병을 설명해야 한다는것이다.
그러면 돌아오는 대답은 힘들겠네 혹은 니가 너무예민한거 아니야? 라는 반응이다.
음.. 어떤 반응을 기대해서 말하는것은 아니다. 무슨약인지 물어봤기때문에 대답했고, 왜 그런병이 왔는지 설명하기에는 나의 유년기 시절부터 서사를 주욱 말해줘야 한다는게 부담스럽고 내가 굳이 이걸 설명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병명을 얘기할때마다 (하나씩만 말할때) 반응이 다른건 조금 신기하다.
각자의 기준대로 생각해서 인가? 각자의 기준대로 병의 중증여부를 판단해서 인가
한달에 한번 약을 타러 가서는 선생님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다.
주로 주제는 늘 잠은 좀 자는지, 약은 어땠는지에 대해 묻고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 얘기한다.
사람의 몸은 한계가 있어서 100을 가지고 있다면 그중 좋아하는게 50이고 힘들어하는게 50이라면 좋아하는것으로 점점 더 채워 나가는 것이지 힘들어하는것을 이겨내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근본은 어릴때에서 온것이기 때문에 의지를 갖고 이겨낼 생각을 말고 좋은것으로 내가 했을때 기분이 풀리는것으로 밀어내라고 하셨다.
심리상담은 따로 받아보지 않았지만, 나는 누구앞에서 나의 서사를 떠들며 우는것을 즐겨(?) 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분석해주고, 해결방법을 제안해주는 선생님이 참 좋다.
울땐 조용히 휴지를 주지만 내가 유별나다고 하지 않고, 예민하다고 하지 않는다.
각자가 여러 병원을 다니고 있겠지만 병원에서 선생님의 태도로 상처를 받았다는 분을 여럿 보고 들었다.
병원을 잘선택하는것이 치료의 90%는 완성되는것 같다.
그리고 약간의 불안과, 우울과, 공황 증세는 나에게는 평생 같이 가야 하는 동반자같은 생각도 든다.
이것을 이겨내려고 안간힘을 썼을때 되지 않으면 순식간에 더 큰 우울이 나를 덮쳤고 더 요동치는 불안이 나를 세상 끝까지 내미는것 같았다.
별것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나의 감각은 반응하여 신체증상으로 나타날땐 두려웠다. 내가 원치 않는 상황에 이런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지 라는 불안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사람들은 불안장애, 우을증, 공황장애 등을 한사람의 잘못으로 치부한다.
니가 너무 예민해서, 너만 유독 심해서, 의지가 박약해서, 라는 식으로 이야기 한다.
안다 그래 내가 그렇다.
내가 너무 잘안다. 그렇지만 타인은 내게 그렇게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겪어보지 않았지 않나. 이겨내본 사람도 함부로 말하지 않는데 겪어보지 않는 사람이 보태는 말은 그야말로 더 병증을 악화시키는것밖에 되지 않는다.
사람마다 지문도 다 다른데 성격도 다다르고 성향도 다 다르지 않겠는가
이래라 저래라 하지말아달라. 우리도 알고 선생님도 안다. 정작 병원에 와서 치료받아야 하는 사람은 상처받은 사람이 아니라 상처를 준사람인데 늘 상처받은 사람이 와서 치료를 받는다며 안타까워 한다.
그렇다고 내게 상처준 이를 모두 병원으로 끌고갈순 없지 않은가?
그저 나만 괜찮으면 되겠지 하고 자기 탓으로 돌리는 착한 사람들일 뿐이다.
물론 나는 그렇게 착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탓하기 바빠 그렇다.
거기에 당신까지 숟가락을 얹지는 말아달라.
주변에 누군가가 이런 증상이 있거나, 혹은 약을 먹는 사람이 있으면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내려고 안달힘을 내는 사람 정도로만 봐달라.
힘들겠다. 라는 한마디로 그저 격려를 그저 응원을 해주면 된다.
어차피 너때문에 걸린거 아니니까 죄책감은 갖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