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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달 Sep 05. 2022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

아이의 단점을 장점으로 만드는 리프레이밍(reframing)


<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존 버닝햄, 비룡소, 2006)


어떤 보통 아이가 있다. 시끄럽게 떠들고, 가끔 물건을 발로 걷어차고, 가끔 어린 동생이나 동물을 괴롭히는.


어른들이 에드와르도에게 시끄럽고, 버릇없고, 심술궂은 아이라고 비난하자, 에드와르도는 더 시끄럽게, 더 버릇없게, 더 심술궂게 행동한다.


어느 날 에드와르도가 발로 찬 화분이 흙 위로 떨어졌다. 지나가던 어른이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구나. 정말 예쁘다"고 말하자 에드와르도는 정원을 가꾸기 시작한다.


아주 작은 변화가 반복되고, 에드와르도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가 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리프레이밍', '관점의 변화'라고 말한다. 아이에게 편견의 틀(frame)을 씌우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아이들은 부정적인 행동을 강화한다. 하지만 부정적인 틀(frame)을 깨트리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 아이들은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한다.


"에드와르도는 어떻게 사랑스러운 아이로 변화한 걸까?"


"어른들이 나쁘게 말하니까 화나서 더 나쁘게 행동한 거예요."

"어른들이 좋게 말하니까 더 잘하고 싶어 졌겠죠."

"원래 나쁘지도 착하지도 않았고, 지금도 나쁘지도 착하지도 않아요."

"그냥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거잖아요."





"OO와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이럴 때 OO이는 저희 히어로 같아요."

"속상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할 때, OO이로 인해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었어요."


내가 힘들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으로 아이들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친구'였다.


지난 다섯 번의 만남 동안 A와 B는 가끔 서로를 약 올리고, 가끔 서로를 툭 치고, 가끔 서로에게 화를 내기도 했다. 집단 상담을 시작할 때, 시설 담당 선생님은 이 둘을 항상 떨어뜨려 놓았다. 나는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괴롭힌다던지 둘의 관계가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닌데요. 우리 둘이 친한 사이인데요."


A와 B 둘 다 네 컷 만화에 상대방을 자신의 자원(힘들 때 나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그렸다. 함께 놀고 난 후 밝게 웃는 모습을 4번 칸에 그려 넣었다.


 '사이좋지 않은 관계'라는 프레임을 벗고 이 둘을 관찰하니, 엉뚱한 말과 행동을 주고받으며 즐거워하는 열 살 아이의 모습이 드러다.


"우와, 선생님이 몰랐네. 둘이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였구나."


"우웩~ 그건 아니고요."


면전에 대고 말하는 '우웩'이라는 표현은 아주 친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말이다. 경직된 frame을 깨고 긍정적인 관점으로 내담자를 관찰하는 수련이 더욱 필요함을 절실히 깨닫는다.  어른의 긍정적인 말 한마디는 아이의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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