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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라샘 Oct 10. 2024

흙을 오븐에 구우면 도자기가 되나요?

도자기 하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 best 10


처음엔 당황했다. 전자레인지로 구울 수 있냐는 말도 들었다. 성인 도예 수업에서 처음 그 질문을 받았을 때 진짜 몰라서 물으시는 건가? 하고 순간 당황했었지만 이후 온라인에서도 꽤 많은 사람들에게 그 질문을 받게 되었고 그 질문자들은 진심이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관심 밖의 뜨개실의 종류를 모르듯 처음 도자기를 접하는 이들이 불의 온도를 모르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그 생각 이후, 도예 관련 엉뚱 발랄 모든 질문들에 아주 쉽고 간단히 답을 드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렇게 일반인들과 순수한 아이들에게 가장 많이 듣고 답을 했던 질문 10가지를 뽑아보았다. 


1. "흙을 오븐에 구우면 도자기가 되나요?"

"아니오. 도자기가 되려면 흙을 초벌, 재벌도 번을 구워야 합니다. 1차 850도. 2차 1250.

그러니 집에 있는 최고 300도의 오븐은 화분으로도 만들 수 없다는 것이 결론이죠. 시중의 토분이라고 불리는 붉은색의 화분도 800도에 굽고 있어요."  

   

2. "찰흙은 어디에 버리나요?"

"흙은 자연에서 왔지만 오랜 정제와 반죽으로 입자가 아주 곱고 점력이 있어 덩어리째 화단에 버리면 안 됩니다. 처리하는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첫째는 구입한 공방에 가져다주는 것. 두 번째는 불연성 산업용 쓰레기봉투에 버리는 것. 세 번째는 바짝 말린 흙을 도구로 두드려 잘게 부순 후 흙밭에 뿌리면 됩니다. " 

    

3." 도자기흙이나 도구는 어디서 구입하나요?"

"우선 주위 도자기 공방에서 구매하거나 문의를 추천드립니다. 아마추어라면 어떤 재료가 우선적으로 필요한지 전문가의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주위 공방을 찾지 못하셨다면 네이버검색창에 '도예재료상'이라고 검색해 보세요. 그럼 전국 도재상리스트가 뜹니다. 가마부터 흙, 작은 도장까지 판매를 합니다. 무엇을 구입해야 하는지 막막할 때 업체에 직접 전화를 걸어 문의하시면 친절히 응대해 주실 겁니다."   

  

4. "문구점에서 구매한 흙으로 만들었어요. 구울 수 있나요?"

"가능은 합니다만 형태가 뒤틀리거나 유약말림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문구점 찰흙은 보통 값싼 옹기토나 그와 비슷한 소성(굽는) 온도가 낮은 흙입니다. 따라서 문구점용 찰흙은 놀이로만 이용하시고 만들어서 도자기로 굽고 싶다면 주위 공방이나 도재상에서 '소성온도 1250도'가 적힌 흙을 구입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청자토, 백토가 1250도에 구워지는 대표적인 흙입니다."     


5. "흙이 마른 후 아크릴 물감으로 칠했는데 굽고 나서도 그대로 색이 나오나요?"

"아니오. 아크릴물감은 이미 1차 850도 초벌 단계에서 색상이 타서 없어집니다. 일반 그림물감, 매직, 볼펜, 연필, 매니큐어어등 모두 없어진답니다. 색을 표현하고 싶으시면 도자기안료라고 불리는 전용 도자기용 물감이 있습니다."


6."도자기 흙은 어디서 가져오나요?"

"우선 주위를 둘러보면 흙은 어디에나 있지요? 우리나라는 황토, 적토, 백토등 흙의 종류와 질이 좋은 나라예요. 그래서 옛날 도공들은 가마터를 잡을 때 질 좋은 흙이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어요. 지금은 해외에서 흙을 수입도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곳곳에서 좋은 흙을 나오고 있어요. 예를 들어 산청토라는 흙이 있는데 어디서 나는 흙일까요? 맞아요. 경남 산청입니다! 참고로 같은 지역 같은 흙이라도 등급이 나뉜답니다."


7." 물레체험이 재미있는데 집에 하나 놓고 싶어요. 얼마예요?"

"일단 가격은 크기와 모터 차이로 다르긴 한데 국내제작 전기물레는 보통 90만 원 전 후입니다. 자 그런데 물레를 집에서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공간확보는 기본이고 일단 흙이 있어야 해요. 작업 후 말릴 작은 선반 같은 건조대가 있어야 하고 다 쓴 흙을 모아 둘 통이나 뒤처리 문제를 생각해 보셔야 해요. 도자기로 굽기 원하신다면 굽을 깎는 기술도 알아야 하는데 기술적인 부분이라 독학으로는 안되거든요. 그래서 구입 전 일단 제대로 배우시는 걸 추천드려요. "


8."도자가 가마는 얼마예요? 아파트에서 도자기가마 두고 작업하는 영상 봤거든요"

"가정용 가마라고 3KW 내외의 일단 작은 용량이 있긴 합니다만 가마는 재벌 1250도까지 쭉 올라가야 하니 8~10시간 동안 그 온도로 올리기 위해 전기가 상당히 필요하겠죠. 500만 원 전후로 가마 자체가 비싸기도 하지만 전기세가 만만치 않죠. 가마와 전기를 해결했다고 해서 끝나지 않아요. 직접 유약을 풀고 바를 줄 아실 정도의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해요. 아파트에서 작업하는 영상이라면 소품 작업하는 하시는 분이시거나 포슬린작업하시는 분이실 거예요. 포슬린도자기는 재벌까지 끝난 도자기에 전사지나 그림을 그려 최대 800도에 구워 그림을 착색시키는 작업을 말한답니다."


9."도자기 하면 돈 많이 벌어요?"

"도자기공방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기본 서너 가지의 일을 하신답니다. 하나는 제작해서 납품, 판매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작가로서 전시활동을 통해 작품을 판매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제가 가장 많이 하는 체험, 출강하는 지도자의 길입니다. 이는 도자기 하는 분들의 성향에 따라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달라진답니다. 그래서 결론은 어떤 수입원이든 열심히 활동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있겠죠."


10."아이가 점토 만지는 걸 좋아해서 집에서 인공클레이로 많이 놀아요. 상관없지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인공클레이, 슬라임은 되도록이면 아이들 사용을 자제시켜 주세요. 일단 환경부터 생각해 보자면 찰흙은 잘게 부수어서 강이나 흙밭에 버리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그런데 아무리 자연 친화적이라고 해도 인공클레이는 결국 어디에 버리시나요? 맞아요. 쓰레기봉투에 담아야 하잖아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이 바로 환경호르몬인데 성조숙증 , 불임을 야기할 수 있는 내분비계교란시키는 화학물질(PVC 등)을 말합니다. 딱딱한 플라스틱을 변형시키거나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가소재 역할의 화학첨가물에서 환경호르몬이 방출된다고 하는데 아무리 소량이라 해도 생활전반에서 이미 플라스틱을 노출이 많은데 또 굳이 화학품을 손으로 주물럭 거릴 필요는 없잖아요. 번거롭더라도 자연으로 돌아가는 찰흙으로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과 지구를 지켜주세요."


그리고 "선생님은 도자기를 하시니 집에 예쁜 그릇들이 많으시겠네요?"라는 질문을 꽤 많이 받는다. 물론 새로운 성형기법, 장식기법, 작품에 쓰이는 유약들의 샘플들이 넘쳐나니 그릇들이 예쁠 수밖에.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아이가 없을 때 이야기고 지금은 집에 초등학생 아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컵이며 그릇이며 모두 고오의 작품들로 넘쳐나는데 자기가 만든 그릇들을 너무나 좋아하고 간간히 계속 만들고 있다.  그나마 핸드페인팅으로 구색은 맞출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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