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2역

by 걷는 연습

아직 모든 것이 다 끝난 것은 아니지만 크게 한 걸음 걷게 되었다. 이제야 심장 박동이 안정되고, 눈에서 멀어지니까 마음이 평온해졌다.


가정이 사라졌고, 이제는 엄마가 될 희망도 사라졌다. 누군가를 다시 만날 생각도 없지만 지금까지의 시간을 보면 혼자가 더 좋았고, 편안했다.


나는 나의 엄마가 되어서 나를 더 챙기고, 나의 딸이 되어서 더 잘 키워야겠다.


자식이 주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도 슬픔도 없겠지만 단단한 사람으로 소소한 행복을 가질 수는 있으니까. 간절히 아이를 원했던 얼마 전의 시간과는 달리 지금 오롯한 내가 되기 위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인생은 예측 불가했고, 계획한 것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나는 오늘도 그저 주어진 하루를 묵묵히, 무던하게 살아가기로 했다. 결국 내 마음대로 되는 건 나, 스스로의 마음가짐 밖에는 없었다.


어떠한 일이 다가와도 결국 나를 지키는 것도 나를 구하는 것도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