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 전 왜 이렇게 호흡이 안 되죠?"
우린 물고기가 아니야
하루는 자유수영(*레슨 이외의 시간으로,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는 시간대에 혼자 수영을 하는 것)을 하러 나가서, 호흡법을 연습하고 있었다. 그동안 꽤 ‘음파음파’를 금방 떼었다고 생각했지만, 몇 달 뒤 선생님이 바뀌고 나서 잠시 드러나지 않았던 민낯을 마주했다. 알고 보니, 호흡을 정확히 체득한 게 아니라, 엉뚱한 나만의 호흡으로 수영을 지속해서 해온 것이다. 이 사실을 깨우친 후, 정말 절망스러웠다. 어쩐지 남들은 몇 바퀴를 돌아도 안 힘들다고 말하며, 쉴 새 없이 물살을 가로지르는데 어떤 이유인지 두 바퀴만 돌아도 숨이 벅차 수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나였다. 한 편으로는 그 원인을 지금이라도 파악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지금까지 해온 호흡이 잘못되었다는 좌절감과 다시 처음부터 배워야 한다는 허무함 등이 휘몰아쳤다. 그래도 한 번 오기를 붙이면 끝을 보고 마는 성격 덕분에, 잘못된 호흡을 고쳐 음파음파를 제대로 습득하기 위해서, 무슨 일이 없는 한 매일매일 자유수영에 나가서 연습했다.
하루는 “음~”을 하고 “파~”에서 숨을 완전히 내뱉지 못하고 물을 계속 마시기만 하는 스스로에 서러움이 들었다. 계속해서 혼자 고군분투를 하다가 지나가는 선생님을 붙잡고 물어보았다.
“쌤 전 왜 이렇게 호흡이 안 되는 걸까요?”
그리고 돌아온 선생님의 대답, “당연하죠. 우린 물고기가 아니잖아요.”
‘맞지, 난 물고기가 아니지. 아가미도 없는걸.’
그때 깨달았다. 어느새 조바심을 느끼며 수영을 완성하려고 들었다는 점을. 수영은 절대 완성을 요구할 수 없는 종목인데 말이다. 툭 내뱉은 선생님의 대답이 내게는 수영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맞아! 나는 물고기가 아니야!’라고 마음을 다잡은 이후로, 조금씩 여유를 갖고 수영을 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호흡에, 자세에, 속도에 집착하지 않고,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시는 대로, 시키는 대로 꾸준히, 정말 꾸준히만 하다 보니까 어느새 안정적인 ‘음파음파’로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한 번 호흡을 제대로 잡으니 순식간에 실력이 는 것을, 늘고 있는 것을 내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었다. 한 바퀴 반만 다녀와도 헉헉거리며 힘들어했던 모습은 저 먼 과거의 이야기가 되었고, 어느새 지금은 10바퀴를 연이어해도 숨이 차지 않는 수영인이 되었다. 그냥 생각을 비우고, 성실하게 하다 보니 된 것이다. 가끔씩은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 초창기 때의 모습을 잊어가는 나를 발견할 때가 있다. 분명히 어려워하고, 못해서 혼자 좌절하고, 서러워할 때가 있었는데, 이를 잊고 지금의 성장한 모습이 당연시 되게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다행히도 주변에서 막 처음 수영에 접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한 덕분에 나의 초창기 수영 생활을 계속해서 꺼내어볼 수 있었다. ‘맞아, 나도 저렇게 힘들어했지.’, ‘맞지, 나도 이렇게 계속 연습해서 지금의 나를 얻은 거지.’라고. 그리고 늘 겸손하게, 더 열심히 배워보자라고 다짐한다. 그래서 수영을 배우려고 이것저것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고맙다. 초심을 잃지 않고, 나를 더 낮추며 배움의 자세를 가질 수 있게 해 주어서.
덧붙여, 수영을 막 시작해서 ‘음파음파’를 배우고 있는 분들께 감히 말해드리고 싶다.
“너무 좌절하지 말아요, 우린 물고기가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