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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종 Sep 24. 2022

아동학대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 부모 되기 전 교육의 중요성

최근에 < 유아 안전교육 > 강의 의뢰가 많았다. 그 과목에는 아동학대에 관한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있다. 몇 년 동안 강의를 하다 보니 아동학대에 관해 생각이 많아졌다. 내가 이토록 적은 강사료를 받고 오랫동안 강의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아이를 키우면서 시간을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과 강의하는 일 자체가 재미있어서 이기도 했지만 내가 가르치는 학생 중에서는 적어도 학대 교사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컸다. 그리고 학생들이 부모가 됐을 때 학대 부모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 마음을 과목에 상관없이 수업에 들어갈 때마다 목소리 높여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우스개 소리로 고등학교 수능 과목으로 부모교육을 배우고 영유아 발달, 대화법, 감정 코치법, 학대의 이유 등을 배우고 달달 외우고 대치동 학원에서 일타강사에게 배우면 우리나라 아동학대 비율이 현저하게 떨어질 거라고 이야기하곤 했다.


기사에 어린이집 교사나 유치원 교사의 학대 뉴스가 잊을 만하면 올라온다. 그러면 박봉에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던 교사만이 아이들을 학대한 것 같은 비난이 쏟아진다. 사람들의 비난의 말들에 현장에서 교사들을 양성하는 사람으로서 마음이 아팠다. 당연히 학대한 교사들이 잘못했다. 그걸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을 학대하는 학대자의 80%가 누구인지 아는가? 바로 부모다. 코로나로 그 비율은 더 높아졌을 거라고 예상한다. 그리고 잘 드러나지 않는 정서적 학대까지 합치면 많은 부모가 학대자라고 할 수 있다.


보육교사 교육원에는 자녀가 있는 주부들의 비율이 높다. 이미 자신의 아이를 키워본 경험이 있거나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지원한 학생들이 많다. 그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잘 몰랐다”는 거였다. 몰라서 옆집 엄마 따라 학습지를 시키고 학원을 보내고 한글을 가르쳤다고 했다. 그리고 나쁜 아이가 될까 봐 훈육 차원에서 야단을 치고 체벌을 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미 아이가 장성한 엄마 학생들 중 수업 시간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시는 분들도 많았다. 수업을 듣다 보니 아이들에게 잘못한 것이 너무 많았다고. 수업이 끝나고 많은 학생들이 상담을 청해왔고 메일을 보내왔다. 그런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정말 몰라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의 입장뿐 아니라 학생 중에도 수업 중 갑자기 일어나서 나가버리거나 계속 엎드려 있던 학생이 있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엄마가 자신에게 그렇게 강요하고 학대한 것을 깨닫게 돼서 너무 고통스러워 들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정서적 학대의 경우 자신이 학대당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가스 라이팅으로 자신의 잘못으로 생각하도록 강요당하고 스스로를 학대하며 괴로워하는 젊은이들 얼마나 많았는지... 우리나라의 비인간적인 입시제도는 학대에 더 가깝게 만드는 요인으로 고통을 가중시킨다.


그런 이야기들을 들을 때마다 너무 안타까웠다.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다 아이를 잘 키우고 싶고 잘 되기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대상에 대한 이해나 지식 없이 부과되는 잘못된 사랑과 학습은 아이에게 독이 될 수 있고 학대가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영유아 발달, 대화법, 감정코칭, 학대의 원인과 유형 정도만 배워도 부모로서 아주 기본적 지식은 갖추게 된다고 생각한다.

농담이 아니라 진지하게 고등학교 필수과목으로 부모교육을 채택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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