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감요
말 많은 사람은 여러모로 신경 쓰인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귀가 받아낼 수 있는
언어는 정해져 있는데
오버페이스로(어디까지나 청자의 입장에서)
던지는 투수를 보고 있자면 영 부담스럽다.
나름 참을성을 가져보려다가도 이내 글러브를 벗어던지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절실해진다.
우스운 건 꿋꿋하게 훈련이 된 덕분인지
말이 없으면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불편했던 쪽에서 되려 눈치를 살피게 된다.
이곳의 셰프님이 그렇다.
신경이 아니 마음이 쓰인다.
말이 많다는 건 그만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것이고
어느 지점에선 억눌려 왔다는 얘기일 테니깐.
호텔 셰프를 하셨다고 했다.
흔히 호텔 셰프가 식당을 오픈했다고 하면
으레 파인 다이닝이나 전통적인
서양 요리를 만들어 내지 않을까 싶지만
억눌리던 쇼생크로부터 탈출이라도 한 듯
음식들은 꽤나 재기 발랄하다.
크런치한 피스타치오를 더한 육회,
와사비를 얹어먹는 동파육,
트러플 크림 파스타에 쫄깃한 식감을 주는
5가지 버섯까지
요리들은 셰프님을 닮아있다.
뻔해지거나 심심해지기 좋은 메뉴들에
한 줄기 해방감을 더한다.
부담스럽기보단 묘하게 마음이 가며 신경이 쓰인다.
다소 유치한 이름의 '감성 요리'라는 가게는
근처를 지나칠 때 마저
묘하게 신경이 쓰이게 하는 힘을 가졌다.
*그 모습은 왠지 영화 아메리칸 셰프와 닮아 있다.
**영상은 아메리칸 셰프 OST
Pete Rodriguez - I like it like that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