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곱창 Feb 23. 2021

나에게 평생 적성이라는 건 없었다

'재능'이라는 게 없는 사람들을 위해

월요일과 동시에 주말을 기다리는 만큼 이젠 회사에 평범한 직장인이 되어버렸다. 이젠 회사생활에 취해버렸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취업, 취업 준비는 정말 진짜 힘들었다. 20대 때가 좋을 때라고 하는데 전혀 동의 못 하는 이유도 취업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돈은 없고 미래는 깜깜한데, 놀고먹고는 싶지만 집에선 눈치 보이고 친구들한테 비교당하면서 소심해지고 점점 비관적으로 변했던 내 20대는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요즘도 누군가 취업 준비 중이다, 취직하기 힘들다는 소리 하면 그렇게 안쓰러울 수가 없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우울함의 끝이 보이질 않는 상황에서 꼴 보기도 싫은 자소서를 꾸역꾸역 쓰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많은 취업 전문가, 작가, 지식인들의 조언, 응원을 들었다. 그중 제일 어이없는 말이 ‘잘하는 걸 찾아라’이다. 그게 안 찾아서 없는 줄 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아무리 찾아봐도 누구보다 잘하는 게 없다. 누구보다 날 잘 아는 건 나 자신이고 ‘나’라는 사람은 아주아주 평범한 사람이다. 잘하는 걸 찾아서 노력하는 건 김연아, 손흥민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그리고 내가 잘하는 걸 찾아도 이미 다들 나보다 잘하고 있더라. 이 사소한 장기로는 밥벌이는 불가하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30대가 돼서 주변 친구들을 보면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직하는 친구들부터 고생고생하다가 이제야 자리 잡은 친구들까지 다들 나름의 길을 걸어왔다. 결국 지금 가는 길은 20대에 가장 열정적으로 하던 것을 얻고 그 길로 가더라. 대부분 그게 대학교에서 전공이기도 하다. 타고난 몇을 제외하곤 적성을 찾는 사람보단 만들어 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열심히 하다 보면 남들보다 잘하게 되고 그 우월감이 동력이 되어 우직하게 하다 보면 그게 적성이 된다. 누구도 처음부터 재능을 주지 않는다. 그리고 다들 대학 졸업 전에 앞으로 뭘 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고민하고 고민한다. 계속 고민하지만, 결론은 아직 고민 중이다.

고민해봤자 내 머릿속에서는 한계가 이미 정해져 있다 보니 의미 없다. 새로운 자극 없이는.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경험을 위해서 시간을 낼 필요 없다. 해병대 캠프나 박카스 국토대장정, 세계 일주 같은 특수한 상황에 날 빠뜨리지 않아도 된다. 일상과  매순간이 실험이어야 한다.

집중해서 노력했는데도 남들보다 못하면 그건 취미로 남겨두면 된다. 반면에 엄청 노력해보니까 내가 남들보다 조금 낫다고 판단되면 그때 승부 걸어볼 만 하다.


가장 간과하고 있는 건 적성을 찾는 것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거다. 과감한 용기와 긍정적인 자세 없이는 적성 찾기에도 고생이다.

20대의 청춘은 너무 바쁘다. 고작 20여 년 살았을 뿐인데 때론 세상은 너무 가혹하기도 하다.

이전 13화 작심삼일이 반복되는 이유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