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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곱창 Jan 13. 2021

작심삼일이 반복되는 이유

한가지에 몰두하기

새해가 벌써 2주가 지났고 벌써 실패로 돌아간 신년 계획에 가슴 아프다. 이상하게 신년이든 언제든 똑같은 하루인데 연말, 연초엔 괜히 뭔가 의미 부여를 한다. 그리고 지난 한 해를 반성하기도 하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본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은 더는 반성의 단어가 아니라 합리화의 수단이 아닐까. 매번 실패하는 신년 계획, 생각처럼 잘되지 않는다. 왜 쉽지 않을까?


모두가 처음엔 그럴싸한 계획은 세운다. 하지만 그 계획을 가로막는 변수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올해는 부지런하고 건강하게 살기로 한다. 매일 운동을 한 시간씩 하기로 한다. 그리고 매일 6시에 기상하고 책을 일주일에 한 권씩 읽기로 한다. 그리고 어김없이 계획을 방해하는 변수들이 찾아온다. 퇴근이 늦어진다든지 오늘은 피곤해서 몸이 안 좋다든지 등등 그리고 나를 제외한 모두가 예상했듯이 흐지부지 실패의 길로 가버린다.


그럼 나의 계획은 실패한 목표인가. 작심삼일로 깨져버리면 무의미한 계획인가? 실패하더라도 그 안에 의미가 있다. 뭐라도 후회 없이 했다면.

계획이 흐지부지되면 이렇게 생각한다. ‘아 작년은 완전 망했어. 코로나에 다이어트도 못 하고 회사에서 일도 제대로 안 되고…’ 이렇게 포괄적으로 보기보다는 세세하게 나의 계획들을 나눠보고 어떤 것에 몰두했었는지 봐야 한다.

다이어트는 실패했지만, 회사 근처 맛집을 빠삭하게 파악해서 팀장님한테 맛집 자랑할 수 있었는지, 책 읽기는 1년 동안 한 권도 못 읽었지만 유튜브를 하도 많이 봐서 유튜버로서 꿈을 키우고 있는 건 아닌지, 아직도 지각을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하고 있지만, 연애를 불타게 했는지.

한 해 계획이 꼬이더라도 내가 열정적으로 몰입한 대상이 있다면 실패가 아니다. 친구 A가 대학교 3학년 1학기 때 연애에 눈이 멀어서 학사경고를 맞고 정신 못 차리더니 2학기 때는 커플 학사경고를 맞았다. 졸업도 늦어지고 학점도 잃었지만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잘 사귀고 있고 곧 결혼을 앞두고 있다. 학생이라면 당연히 공부를 우선시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때 연애에 몰두하지 않았다면 평생 함께할 반려자를 놓칠 수도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학생이라면 공부, 직장인이라면 회사 일에 몰두하는 게 정답은 아닌 것 같다. 내 인생에 뭐가 중요한지는 사회가 정해주지 않더라.


그래서 뭐든지 빠져서 몰입해있다면 그 대상이 뭐가 됐던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 대상이 게임이건 넷플릭스건 무언가에 몰입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도 실패라는 것을 쉽게 규정할 수 없다. 그게 내 자신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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