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지 않게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노력하고 긍정적으로 살기
우리가 말하는 20대 중반은 몇 세부터 몇 세까지 일까? 보통 23세~27세 정도로 볼 수 있겠다. 물론 28세까지 중반이라고 하는 28세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 나이대는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사람마다 제각기 위치가 확연히 다르다. 27세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미 결혼해서 가정까지 꾸린 사람까지 다양하다. 무언가의 계기로 새로 시작을 꿈꾸며 설레기도, 이미 많은 걸 이뤄 초조함만 남고 시작이 두려운 나이이기도 하다. 이렇게 느끼는 건 나이보다도 내가 어디까지 와 있느냐이다.
24살에 군 전역 후 아무것도 모른 채 누나랑 같이 뉴욕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하나하나가 모두 신기한 신생아 마냥 구경하다가 5th Avenue 근처에 POP Burger라는 가게엘 갔다. 특별한 거라곤 모닝빵으로 만든 버거였지만 10일간의 여행 중에 세 번이나 먹을 정도로 한국에 와서도 계속 생각나 직접 만들어 먹기도 했다. 혼자서도 만들어 먹고 가족들, 주변 친구들까지 맛보여주기가 너무 즐거웠다. 자주 만들어 먹다 보니 아예 햄버거 장사까지 꿈꾸게 됐고 처음부터 사업을 시작하기엔 좀 위험하다 생각이 들어 대학교 축제에서 3일간 팝업으로 장사해보기로 했다. 인생 대박의 꿈을 가지고 장사를 시작했지만,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새벽에 잠도 못 자고 일어나 재료 손질부터 하루종일 불 앞에서 패티 굽느라 온몸은 기름 범벅이 되어버렸다. 집에서 열 개 만들 땐 재밌었는데 200개씩 만들다 보니 정신없었다. 쉴 새 없이 만들어 팔고 난 돈은 장사 마지막 날 회식 한 번에 끝나버렸다. 장사 이후로 2년간 햄버거는 쳐다도 안 봤다.
장사할 정도로 좋아하던 햄버거일지라도 전문성을 갖추려고 하다 보니 생각보다 엄청난 노력을 갈아 넣어야 했다. 좋아하던 것도 싫어지는 정도의 힘듦을 이겨내야 하더라. 그렇지만 장사를 해보지 않았다면 아직도 난 햄버거 장사에 기웃기웃하고 있을 게 분명하다. 햄버거 장사는 나 따위가 버틸 수 있는 게 아니었더라.
내 인생은 어디로 흐르고 있을까.
고민해봤자 내 머릿속엔 한계가 있다. 내 머릿속 가짓수를 확장하기 위해선 많은 경험뿐이다.
완벽한 실패로 많은 인생의 선택지 중 햄버거라는 하나가 말끔히 지워져 내 인생을 아주 명확하게 만들어줬다.
오히려 성공한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실패였다고 자부한다.
실패를 반갑게 맞이하고 게으름을 멀리하면 된다.
시간이 없다.
바쁘고 꽉 차게 생활하자.
아프더라도 모두 소중한 시간이다.
아름다운 것들을 알아가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