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의 에어비앤비, 깨달은 것
4년간을 운영했다.
경기도에서 강원도.
사람을 고용하고 그분과 함께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어서 해낼 수 있었다.
그 안에 배려 도움 감사, 이런 것들이 묻어난다.
어느 뜨거운 여름날,
미화님에게 전화가 왔다.
평소 우리 집 지붕 위에는 고양이들이 일광욕을 자주 하곤 했다. 그런데 우리 집 보일러실 가는 마당에 고양이가 죽어있다고 했다.
미화님도 여성분이시고 나도 너무 당혹스럽고 안타까웠다. 날이 너무 더웠나 보다.
얼른 일처리를 위해 부리나케 알아보니 죽은 동물은 쓰레기봉투에 넣어야 한다고 했다. 시청에 전화해서 대신 처리해 주는 담당자에게 전화를 넣어 도와달라고 했다.
30분쯤 뒤에 와주겠다고 하셨다.
그 사이 미화님은 할 수 있다며, 남편분과 함께 처리를 해주셨다.
정말 여행하는 것처럼, 여행자의 숙소를 꾸려가는 일들 자체로도 변수가 많았다. 계획이 부러지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어진다. 변수 자체가 일상이랄까.
그것들을 하나하나 깨 가면서 완성해나가고 있었다.
일명 소심별장.
11시 체크인
오후 2시 체크아웃.
여행자들에게 늦잠을 제공하는
돈 못 버는 호스트
4년의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이 변했다.
나의 유연성 넘치는 숙소 스케줄 덕에
이쪽 업무가 전무하였던 미화님은, 주변에 늘어나는 숙소들의 호스트분들께도 러브콜을 받았다.
소심별장의 청소시간이 특이할 정도로 유동적이었기에, 투잡(?)이 가능했다.
오히려 다른 숙소를 다니시면서 나에게 그 숙소는 어떻고, 어떻게 운영하고, 인테리어에 얼마를 쏟았고, 만실이고 등등 소식을 알려주셨다.
즐겁게, 일을 진행하며 어느덧 나는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나는 숙소운영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그 사이 미화님은
“스테이폴리오” 에서 매니저로 일을 하게 되셨다.
마지막 인사 날
케이크와 상품권을 준비하여,
정말 친척 같았던 미화님에게 부른 배를 부여잡고 만났다. 어느 멋진 숙소에서 업무 중이셔서 거기에 나도 들어가 보게 되는 행운을 맞이하였다.
우리는 뜨거운 포옹을 나누었다.
4년 전 면접 볼 때,
미화님 부부가 운영하던 고깃집이 있었는데
장사를 접으셨다고 한다.
아이가 둘이 있고, 관광지이지만 촌동네인 이곳에서 매니저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내덕이라고 나를 따뜻하고 진하게 안아주셨다.
뭉클했다.
나에게 미화님은 귀인 같은 분이셔서 숙소가 손바뀜 없이 잘 돌아간 것인데, 명절마다 인사드리고 아이입학 때 케이크를 보내던 그 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정말 인연은 귀하다.
내 주변에 없어도 여행으로 맺어진 인연들이 이렇게 진할 수가 있을까,
나는 정말 많은 경험과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별하고 나누었다.
이 큰 복을,
우리 아가에게도 느낄 수 있도록
오늘도 나는 열심히 육아출근을 한다.
지금은 어느새
육아휴직 중인 임직원이라는 타이틀만 남은 느낌이지만
엄마라는 명함과
과거의 경험이라는 명함이
진하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