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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마냥 Jul 22. 2020

어머니, 오랜만입니다.

(어머님의 기억,이집트 스핑크스)


시간이 쌓여 세월이 흘러도

당신의 모습은 아직도

가슴 깊이 남아있나 봅니다.


어느 추운 겨울날

허리 굽혀 화롯불 들고

마루에 오르시던 모습 말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칼에

허연 수건 질끈 매시고

추운 새벽부터 지핀 아궁이에

투가리를 얹어 된장을 끓이시던

당신의 아름다운 모습 말입니다.


허름한 앞치마 앞에 두르고

바깥마당 끝 샘물을 길어

한쪽 팔을 들고 힘겨워 하시던

당신의 정겨운 모습 말입니다.


얼만 남지 않은 머리칼이

하나둘씩 허옇게 물들어가도

무심한 어린 철부지는

세월의 무상함을 알지 못하고

한참이 지나고야 알았으니

위대하신 당신 앞엔

여전히 철부지였나 봅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서

한참을 흘러간 듯 하지만

정겨운 당신의 모습이 아직도

가슴 깊이 남아있는 것은

당신을 너무 좋아했기 때문인가 봅니다.


시간이 흘러 세월이 가도

당신의 모습은 아직도

가슴 깊이 남아있습니다.


어머니, 오늘따라

오래전에 울어대던 뻐꾸기 소리가

더욱 정겹게 들려오는 것은

당신의 모습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많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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