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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춘 Dec 25. 2023

[청춘 인터뷰] 이치야마 다이조

"김세건"이라는 유일무이한 개성을 가진 청춘, 김세건님

인터뷰에 앞서서 세건님 옷 스타일이 굉장히 개성 있네요.


개성 있다는 말을 좀 들어요. 처음부터 스타일을 이렇게 입다 보니까 적응이 되었어요. 평범한 옷을 입기가 싫어지고요. 바지부터 시작해서 위에도 이렇게 입으면 더 멋있어지겠다 한 거죠.


수염도 일부러 기르신 걸까요?


 추석 때는 한 번 잘랐긴 한데 이거는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걸 알면서 기르는 거예요. 기르는 거 좋다는 사람 별로 없어요.


왜 한국에는 세건님만큼 개성 있는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없을까요?


 눈치가 보이는 거죠. 저는 확실히 덜한 것 같아요. 얼굴이 두꺼운 편이거든요. 예의 있는 자신감? 약간 그 느낌이에요. 사회가 하지 말라는 건 하지 않는 내에서 튀는 걸 좋아해요. 


제가 지금까지 보면 지금까지 반장 부반장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사회적으로 지위를 못 잡으니까 다른 쪽으로 튀려는 내면 심리가 있는 것 같아요. 


다음 스몰 토크로 요즘 근황이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해요.


 군대 전역할 때쯤 수시 원서를 다시 써서 재입학을 했고, 지금은 2학년 2학기 재학 중이에요. 주말에는 5시부터 11시까지 족발집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고 그 외에는 매일 술 마시면서 지내요. 제가 술을 다음 날 지장 안 갈 정도로만 마셔요. 


 진짜 그게 문제인 게 지장이 안 가니까 매일 같이 마셔요(웃음). 엄마가 일요일은 술 먹지 말라해서 일요일에는 안 마셔요. 그리고 제가 호주 비자를 받아서 준비를 하고 있어요.


호주는 어쩐 일로 가시나요?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았어요. 1월 말이나 2월 초쯤 가려고 고민 중이에요. 시험공부도 시험공부인데 지금은 이 생각만 계속하고 있어요. 


 자취방, 운전, 휴대폰 통신사, 계좌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막막해서 그 생각밖에 없어요.


워킹홀리데이는 어쩌다가 생각하시게 되셨어요? 


 예전  20살 때부터 약간 로망이 있었어요.  확실한 건 군대를 갔다 와야 되는 게 맞는 거고,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해요. 언제 해보겠어요? 할 수 있을 때 해야 된다는 게 신념이에요. 


 공부도 솔직히 학생 때 공부를 하잖아요. 머리 다 빠지면 못해요. 똑같이 놀 수 있을 때 놀아야 돼요. 제가 나이 40살 먹고 클럽 갈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요즘 클럽도 일주일에 두 번씩은 자주 가요.


클럽 가는  어때요? 


 제가 음악 듣는 거 자체를 너무 좋아해요. 스피커 빵빵하게 나오고 최고의 장소죠.


세건님의 MBTI가 무엇인가요? 일단 확실히 "E(외향형)"이 실 것 같아요(웃).


 "ESTJ"에요. 'E'가 맞는 것 같은 게 새로운 친구를 만나면 그 자리에서 금방 친해져요. 근데 어른들 있는 공적인 자리는 어려워요.


ESTJ는 조직을 이끌고 리드하는 유형으로 알고 있는데 세건님은 그런 편이신가요?


 솔직히 리더형은 아닌 것 같아요. 근데 이런 건 있어요. 제 의견 표출하는 건 좋아해요. 근데 갖고 끌고 가지 못해요. 


 친구들끼리 어디 여행 갈 때면 추천은 하죠, 근데 얘들이 다른 데 가자고 하면 시무룩해지면서 의기소침해지는 스타일이에요(웃음). 제안은 하는데 잘 안 받아들여져요.


-"J(계획형)"이야기를 해볼게요. 계획을 세우시는 편인가요?


 확실히 제가 계획적일 때가 있어요. 여행 갈 때, 밥 먹을 때나 공부할 때 계획적이에요. 근데 그냥 일상생활할 때 있잖아요. 그때는 계획적이지는 않은 것 같아요. 


-여행을 좋아하시는 걸로 아는데 여행에 대한 견해도 듣고 싶어요.


 일단 저는 '여행'하고 '휴양'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여행은 현지 사람들 만나고 현지 음식 먹으면서, 현지 스타일로 노는 거라고 생각해요. 반면에 휴양은 저희가 돈을 지불을 하고 그만큼 대우를 받는 느낌이거든요. 


 저는 둘 중에 여행이 좋아요. 어렵게 돌아다니는 스타일을 좋아하거든요. 저번에 베트남 여행에 갔을 때도 공항 내려서 도심 가려면 보통 택시를 타잖아요? 편하기야 하겠지만, 저는 또 이게 재미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진짜 현지 사람들이 타는 도심 가는 버스가 있거든요. 그거 표 끊어서 탔죠.


고생을 통한 경험을 좋아하시는군요.


 그렇죠. 그리고 무작정 걷는 걸 좋아해요. 어차피 돌아올 때 핸드폰으로 구글맵 키고 돌아오면 되니까 여기 이쁘다 하면 즉흥적으로 가요. 한 2시간도 가도 그래요. 같이 여행 갔던 친구들이 액티비티를 했었는데 저는 하기가 싫어서 따로 놀았던 적도 있어요. 


 일본 여행이었는데 혼자 돌아다니다 보니까 주변에 한국인이 한 명도 없더라고요. 몸짓 발짓 하면서 메뉴 시키고 혼밥도 해보고요.


세건님이 생각하시는 걷기의 매력이 뭘까요? 개인적으로 저도 혼자서 음악 들으면서 산책하는 거 좋아하거든요.


 일단 음악 들으면서 주변 풍경 보는 걸 좋아하고, 그렇게 걷다 보면 생각이 정리돼요. 제가 심리학 수업에서도 배웠는데 사람이 무기력증에 빠지면 무조건 걷기라도 하고 산책을 하래요. 


 이제는 이게 무슨 느낌인지 알겠더라고요. 확실히 걸으면 에너지도 생기고 운동을 하니까 몸도 좋아지고 생각이 맑아지는 느낌이에요.



가족은 지금의 세건님을 이끄는 데 있어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해요.


 저희 가족들이 다 술을 좋아해요.  20대면 금요일 날 밤에 나가는 거 재밌잖아요. 근데 저희 가족은 암묵적으로 금요일 저녁에는 다 안 나가고 같이 술을 마셔요. 4년 넘게 지금까지도 같이 마시거든요.  


 그러니까 친구들도 저한테는 금요일에 나오라고 말을 안 해요. 그만큼 술을 많이 마시면서 얘기를 해보니까 친밀감도 생기고 재밌어요. 가족끼리 여행도 자주 가는데 재밌거든요. 부모님이 저한테도 맞춰주는 스타일이시고요.


세건님의 높은 자존감의 비결에는 가족끼리 끈끈한 점이 분명 있겠네요. 평소 주량은 어떻게 되세요?


 혼술 하면 한 병 반~두 병 정도 마시고, 밖에서 먹을 때는 두 병~ 두병 반 정도 마셔요.


술을 좋아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학교 왕복 하면서 되게 힘들거든요. 3시간 왕복이니까요. 근데 술 한잔을 맛있는 안주에 먹으면 치유가 돼요. 힘든 알바하고 나서도 술 마시면 치유가 되고요. 치유의 목적인 것 같아요. 


다음 질문이에요. 세건님의 이상형은 어떻게 되시나요?


 카리스마가 있고 저한테 기댄다기보다는 독립성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자유로운 사람이어서 연락 자주 하거나 간섭을 하는 것보다는 집착하지 않는 유형을 좋아해요. 그리고 바람직한 유형이었으면 좋겠어요.


평소에 쉴 때는 어떻게 쉬시나요?


 짜 쉬려면 누워서 벽에 기댄 다음에 드폰 꽂고 노래 들어야 돼요. 그러면 오늘 쉬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 같은 것도 잘 안 보고 그렇게 음악을 듣는 게 제일 좋아요.


음악은 어떤 장르를 좋아하세요?


 다 좋아하는데 일단 국적별로 하자면 제이팝도 좋아하고 브리티시 팝도 좋아해요. 태국 음악도 좋아하고 어떤 장르나 언어든 노래만 좋으면 진짜로 장땡이에요. 


그중에서도 J-POP 감성을 좋아해서 비중이 높긴 한데 그렇다고 다른 노래를 안 듣는 건 아니에요.


음악 자체를 아끼는 게 느껴지네요. 진부한 질문일 수 있지만 세건님에게 음악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무엇일까요?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에요(웃음). 진짜로 헤드폰을 하루에 10시간씩 끼거든요. 휴대폰 없으면 정서불안 같은 게 있을 수도 있잖아요? 저는 헤드폰이 없으면 그래요. 이거 없이 사는 모습이 상상이 안 되거든요.


세건님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중에 무엇이 우선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좋아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는데 현실 세계는 잘하는 일을 해야 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일만 따라가기에는 미래가 보장이 안 될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잘하는 일을 먼저 해서 돈을 어느 정도 쌓아놔야지 않을까 해요.


앞으로 경험하고 싶은 일이 있으실까요?


 저는 인생 목표가 여행가가 되는 거예요. 이 나이 때만 또 갈 수 있는 여행지가 있어요. 중앙아시아 우즈백 , 아프리카 이런 곳을 횡단하고 싶고 남미도 가고 싶고요. 근데 그러려면 돈이 있어야 돼요. 그래서 전 진짜 돈을 열심히 모을 거예요. 


 다른 사람은 부를 쌓으면 지위를 갖고 싶을 수 있어요. 근데 저는 수중에 돈이 어느 정도 있으면 제일 하고 싶은 게, 그냥 전 세계 다니면서 1박에 한 3만 원 정도 하는 제일 싸고 열악한 숙소에서 자면서 여행하는 거예요. 유튜브로 치면 곽튜브 같은 느낌이죠. 그런 식으로 여행을 다니고 싶고 지위 얻는 건 욕심 없어요. 


새로운 자극을 굉장히 좋아하시는군요.


 솔직히 한국에만 있으면 답답하고 외국으로 여행을 나가면 숨이 트이는 게 있어요.


이번에는 저희 매거진의 핵심 질문인데 청춘은 어떤 시기라고 생각하시나요?


 제 나이가 50대가 넘어가면 "나 김세건도 이런 시기를 재밌게 보냈다"고 자랑할 수 있는 시기예요. 재미는 있는데 아픔을  동반한 시기이기도 하고,  돈이 없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최근에 행복했었던 기억은 무엇인가요?


 솔직히 말하면 제가 외적인 모습에서 일본 사람에 대한 동경이 있어요. 근데 제가 클럽에서 놀면서 어떤 여자한테 말을 걸었더니 저보고 영어로 "You look like a japanese(너 진짜 일본인 같다)."라고 그랬는데 그 말 듣고 진짜 신났어요(웃음).


 두 번째는 제가 전 학기 때 학교 6과목 중에서 A+를 3개를 받았어요. 그때 학점이 3.9가 나왔는데 이전에 제가 그런 학점을 받은 적이 없거든요. 부모님도 3.0만 넘겨도 "그래 알았다"이 정도였는데 갑자기 3.9를 받으니까 부모님이 되게 좋아하셨어요. 그 표정 아직도 못 잊어요. 그 이후로 학점이 더 낮아지긴 싫더라고요.


세건님 별명이 있으신가요?


 제가 좋아서 붙인 별명인데 "이치야마 다이조"에요. 일본어인데 '이치야마'가 제가 사는 '일산'을 의미하고 '다이조'가 '대장'이라는 뜻이어서 '일산 대장'이라는 뜻이에요(웃음). 


진짜 멋있는 별명이네요(웃음). 세건님은 분명  자기애가 높다는 생각이 드는데 비결이 있을까요?


 제 성격 자체가 세상을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바라보려는 편이에요. 


 "겨울을 좋아하면 겨울이 온다, 여름을 싫어하지만 여름은 끝난다." 삶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잖아요. 내려가는 생각을 계속하면 내려가요.


세건님에게 행복의 기준이 있을까요? "이 정도면 행복하다"라든지요.


 남이 절 보고 웃으면 좋아요. 그래서 술자리에서도 드립을 많이 쳐요. 그냥 다른 사람들이 웃는 게 좋거든요.


주변 사람들이 세건님을 광대로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오히려 절 광대로 생각해 줘서 좋아요. 덕분에 대학교 1학년 때 과팅도 10번 나가서 인맥이 다져진 것도 있거든요. 어쨌든 얘들이 절 재미있어해 주니까 계속 불러주는 거잖아요? 


 그래서 저 같은 사람도 과팅 10번 나가서 여자친구도 한 명 생겼었고요. 그래서 전 광대가 나쁘다는 생각을 안 해요. 


튼튼한 자존감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 멋지네요. 그럼 세건님만의 "이런 사람은 아니다" 하는 기준이 있을까요?


 심하게 자기 과시하는 사람들은 멀리해요. 명품 옷 같은 것도 사람이 명품이 되어야지 명품 옷을 입는다고 사람이 명품이 되는 게 아니거든요. 


세건님은 만약 100억이 있다면 역시 여행을 가고 싶으신가요?


 네, 무조건 여행이에요. 핸드폰 하고 옷 몇 벌만 챙기고 그곳 현지 생활에 맞춰서 현지인처럼 다니고 싶어요. 


 "나는 한국인이다"가 아니라 "나는 한국에서 왔지만 너희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이런 느낌이죠.  그곳에서 6~1년 정도 살면서 동화되고 싶어요. 현지 음식 먹는 것도 좋아하고요.


독립적인 성향에 비결이 있을까요?


 남들과 다르게 살고 싶어요. 한국에서 정해진 루트가 있잖아요. 대학교 나와서 어디 대기업에 입사하고 같은 틀을 좋게 보진 않아요. 


 인생 혼자 사는 건데 제가 한국에서 태어났다고 한국 틀에 맞춰서 살 것도 아니고요.


그럼 앞으로 많은 새로운 경험을 하실 텐데 이를 통해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세요?


 색다른 경험을 많이 했다는 인정을 받고 싶어요. 높은 위치에 올라서 권위적인 사람이 되기보다는 독립되면서 개성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거죠. 


"김세건"이라는 사람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고 싶으신 거죠?


 맞아요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싶은 거죠. 비유 좋네요(웃음).


이제 인터뷰를 마칠 시간이 되었네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인터뷰를 하시면서 느낀 점이 있을까요?


 제 자신에 대해서 돌아보는 시간이었고 재미있었어요. 스스로도 계속 말을 하면서 저라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요. 제가 왜 술과 음악을 좋아하는지, 가족을 통해서 제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도 돌아본 것 같아서 좋았어요.


인터뷰 마칩니다, 응해주신 김세건님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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