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의 꿈을 꾸는 청춘 소녀, 서유민님을 만나다.
저희 매거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유민님은 요즘 근황이 어떻게 되시나요?
현재 대학교 휴학을 한 상태예요. 그래서 쉬면서 여행도 다녀오고, 친구들도 만나고 있어요.
방이 어지러웠는데 치우면서 페인트칠도 하고 가구도 새로 사다 놓으면서 꾸미고 있어요. 오디션도 알아보고 있구요.
제 주변에 혼자서 페인트를 직접 하시는 분은 처음 봤는데 대단해요...!
저도 원래는 사람을 부를까 생각도 해봤는데 예고를 다니면서 공연을 하면 무대 작업을 하거든요.
망치질이나 페인트칠을 하면서 무대를 직접 만들어요. 그 경험을 살려서 하고 있어요(웃음).
굉장히 좋은 경험이 되셨겠어요.
어머니도 붓을 잡아보신 분이고, 오빠가 현재 미대생이어서 가족들 도움을 많이 받고 있죠.
유민님 집안이 예술계 쪽이신가 봐요, 끼도 많으시구요.
맞아요. 외할아버지가 예술 쪽으로 재능이 엄청 많으셨는데, 그 피가 어머니께 가고 오빠랑 저한테까지 같이 왔나 봐요.
연기는 어쩌다가 시작하시게 되셨나요?
저희 어머니가 어린이들부터 중학생까지 뮤지컬 가르치는 일을 하세요. 어린이집 끝나면 엄마 공연 보러 가고 대기실에서 배우들과 놀고 그랬거든요. 그러다가 이제 어머니 추천으로 공연을 올리게 됐는데 그게 너무 재밌었어요. 중학교 때 연극 동아리도 들어가고 공연들도 보러 다니고 하다 보니까, 무대에 서는 게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다른 사람들 앞에 서는 것도 좋아하구요.
사람들 앞에 서서 관심하고 박수받는 걸 좋아하시는군요.
무대 위에서 딱 조명이 떨어지고, 관객들이 저를 바라보고 있으면 한편으로 되게 신기해요. 한 작품을 준비하게 되면 그 안 이야기 속의 인물에 대해서 공부를 해요,
근데 그런 걸 분석하고 연구하는 과정도 되게 재밌고 다 같이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게 재미있어요.
지금 연말 이때가 입시철이잖아요? 작년 이때쯤에 학교 면접 보고 하셨을 텐데 실감이 나세요?
3년제지만 그래도 학교를 붙었고, "고등학생들이 기대하는 캠퍼스 라이프 시작이다" 이랬는데,
정신을 차리니까 어느샌가 휴학을 했네요(웃음).
제가 소극장에서 연극 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공연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 똑같은 공연이 거의 매일 있는 거예요. 그럼 배우들은 항상 똑같은 연기를 반복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분명 지루할 수도 있을 텐데 배우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는 걸까요?
중학생 때 한 소극장 뮤지컬에 빠지게 돼서 그 배우들만 2년 간 쫓아다니면서 공연을 봤던 기억이 나요. 한 공연은 70번 이상 보기도 하고, 그 공연의 배우가 다른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여러 번 보러 가기도 했어요. 공연들을 매번 보면서 “어? 오늘은 이 장면이 저번 공연과는 다르네?”, “여기선 이런 분위기를 내기 위해서 이런 조명을 썼구나.” 하거든요.
좀 더 배우들이 연기하는 방식들이나 제가 저번에 보지 못했던, 무대 위의 여러 요소들을 찾아가는 게 재미있더라구요. 이런 식으로 보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즐거운 공연을 만들고 싶어요.
유민님은 앞으로 맡고 싶은 역할이 있으실까요?
제가 지금까지 작품에서 했던 역할 대부분이 감초 역할이었어요. 진중한 주인공들 옆에서 분위기를 띄워주는 역할이에요. 그래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많아요. 굉장히 우울한 역할이나 악역도 맡아보고 싶고요.
특히 우울한 역할을 하게 되면 그 사람에 대해서 계속 연구를 하다 보니까 힘들어지는 경우도 많대요. 이런 감정적인 부분들 이외에도 몸을 쓰는 것에 대해서도 많이 연구하고 연기하고 싶어요.
사람마다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성격도, 특성도, 생김새도 다 다르잖아요. 그런 특징들을 잡아가면서 여러 역할들을 맡아보고 싶어요.
감초 역할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어요. 제가 가장 최근에 봤던 연극에서도 사실 기억에 남는 배우가 감초 역할 배우였거든요. 뭐랄까.. 본인이 망가지더라도 공연의 분위기를 살리는 모습에서 큰 감명을 받았어요.
한 번은 제가 감초 역할을 맡았던 공연이 끝나고 나니까 주인공들이 다른데 있어도, 관객분들이 저한테 와서 너무 재밌게 봤다는 말을 해주셨어요.
친구도 제가 공연에서 제일 기억에 남았다구 칭찬해줬어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어느 순간엔 “왜 난 항상 이런 역할만 할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던 역할인데 점점 감초 역할이 좋아지더라고요.
제가 감초 역할을 잘할 수 있는 이유가, 망가지는 거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이상한 표정을 짓는 거나 우악스럽게 하는 걸 두려움 없이 다가가니까 잘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프로의 마인드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웃긴 배역을 맡더라도 막상 사람들이 웃으면 광대가 되는 느낌도 들 수 있잖아요?
사실 배우라는 직업은 관객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보는 사람이 있어야 배우가 연기를 하니까요.
그래서 관객들에게 보일 수밖에 없고,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보니, 어떤 말을 듣더라도 항상 좋은 피드백으로 받아야 될 것 같아요.
이제는 MBTI 질문으로 넘어가 볼게요. 유민님의 성격 유형은 어떤가요?
ENFP인데 약간 소심한 ENFP에요. 초반에 MBTI가 유행했을 때는 INFP가 나왔었거든요. 근데 주변 친구들은 아무도 안 믿더라고요. 근데 'I'랑 'E'랑 한 50% 반반이에요.
지금처럼 앞에서는 밝게 해도 뒤에 가서 "혹시 내가 잘못하거나 실수했나? 이 친구가 나한테 왜 이러지" 하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겉으로 표현을 못하는 부분도 있어서 그냥 넘어가기도 해요.
스트레스가 계속 쌓일 수도 있겠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는 주변 사람들 눈치를 많이 봤어요. 3학년으로 올라가고 나서는 안 그래도 수시 때문에 힘든데, 내가 다른 사람들한테까지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속마음을 모르는데 멋대로 판단을 내리고 저 스스로 상처를 많이 받았거든요.
굳이 스트레스받으면서 눈치 보고, 상대방에게만 맞춰주면서 관계를 이어갈 필요가 있나 생각해요. 그래서 가끔씩 지금의 저를 보면 뿌듯해요. 많이 성장한 것 같기도 하고요. 사건들을 겪거나 부딪히면서 많이 단단해졌고요.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갈 구멍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유민님만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있을까요?
저는 시간이 약이었어요. 스트레스를 갖고 있는데 괜찮아지다가도 안 좋아지고 무한 반복인 거예요.
그래서 언젠가는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극복하는 방법이지 않을까 해요.
유민님을 짧게 표현해 본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그림" 같아요. 만약에 소묘를 그리면 밝은 부분이랑 어두운 부분이 있잖아요.
봤을 때 저는 그림자보단 밝은 부분이 더 잘 보인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밝은 부분이 좀 더 돋보이지만 어두운 부분도 공존하는 거죠.
5년 뒤에는 유민님이 무엇을 하고 계실지 궁금해요:)
5년 뒤면은 그때까지는 허덕이고 있을 것 같아요. 뭐가 잘 안 되고 꼬이면 멘탈이 나가서 "어떡하지" 이러면서요(웃음).
돈에 대한 질문도 해볼게요, 유민님에게 돈은 어떤 존재일까요?
저는 요즘 세상에서는 뭘 하든 돈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안정적으로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거죠. 밥을 먹거나 옷을 사기도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취미를 할 때에도 취미를 하기 위한 재료들에 값을 지불해야 되고요.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필요한 것 같아요.
작년까지 고등학생 이셨다가 이제는 성인이 되셨는데 어떠세요?
예고(예술고등학교) 다닐 때는 연습할 공간도 있고, 좀 더 칭찬받기 위해서, 실기 1등을 하기 위해서 선생님들이 이거 하라면 하고, 저거 하라면 하고 그랬거든요. 근데 지금은 성인이 되니까, 제가 다 알아서 해야 돼서 책임을 많이 느껴요.
특히 돈에 있어서도 부모님께 용돈 받기가 그래서 알바도 하고 있구요. 뭘 하든 간에 돈이 필요하다 보니 그런 것들에 있어서 책임을 느끼게 돼요.
알바는 어떤 알바 해보셨나요?
물류 작업, 보조 출연 알바를 했어요. 서빙 알바도 많이 해봤는데, 이 중에서 물류 작업 알바가 편해서 많이 해요. 가장 스트레스를 덜 받고요.
사실 이런 알바들보단 무대 위에 배우로 공연을 올리며 돈을 받거나, 공연의 스텝으로 참여하거나 작품 촬영같이 제 전공하고 관련된 일에서 돈을 벌어보고 싶어요.
11년 전에는 어른에 대한 동경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저도 그랬구요(웃음)
제약이 없고 자유로운 게 되게 부러웠죠. 성인이 되면 좀 더 성숙해지고 말도 잘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했는데, 사실 그런 환상은 다 깨진 것 같아요(웃음).
환상을 이루려면 노력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성인이 되고 나서 보니까 환상은 환상일 뿐이구나 해요.
슬슬 인터뷰를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어요. 개인적으로 좋은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유민님의 끝나고 나신 소감이 궁금해요.
인터뷰 전에는 많이 긴장이 됐어요. 그래도 질문에 대해서 공부를 더 할 것 그랬나 싶기도 했고요. 실수하고 모자란 사람으로 보이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도 되게 많았거든요(웃음).
선겸 오빠가 저보고 인터뷰가 끝나면 하길 잘했다고 이야기할 거라고 그랬거든요, 진짜 끝나고 나니까 말 그대로예요. 저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고 취지도 좋으니까 뿌듯해요(웃음)
-인터뷰를 마칩니다. 응해주신 서유민님께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인스타 -청춘 매거진 (@cheongchun.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