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의 학교

by 리박 팔사

이것은 도시계획이 원했던 삶이었을까?


제1장 신도시의 초등학교


신도시의 초등학교는 집 바로 옆에 있었다.

정말 가까워서 늦잠을 자도 뛰면 된다라고 생각했다.

노란 조끼를 입은 어른들, 비슷한 모양의 가방, 같은 방향으로 걷던 아이들 등 아침마다 같은 풍경이 반복되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통학로는 아이가 처음으로 허용된 자유였다.

학교는 안전했고 운동장은 넓었으며, 놀이터는 정돈되어 있었다.


지금 생각나는 장면들은 다음과 같았다.

갑자기 꺼진 교실 형광등, 난로를 때우기 위한 나무장작, 눈 오는 날 언덕에서 타던 눈썰매, 친구들과 약속 없이 만났던 공터.

신도시는 완벽했지만 관련 기억은 그 바깥이자 괸계에서 생겨났다.


제2장 신도시의 중학교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학교는 가까웠다.

1~2개의 신호등을 건너면 도착하였다.

혼자 다니기에 충분하였지만 우리는 무리 지어 다녔다.

도시는 여전히 안전했지만 마음은 점점 답답해졌다.


그 시절 신도시는 학교, 학원, 집 등 효율적이었다.

동선은 단순했고 하루는 비슷하였다.

성적, 학원, 집 크기, 브랜드 등 비교 또한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자꾸 친구들과 비교하고 다른 것들을 찾게 되면서 도시가 편리하지만 작다는 것을 느꼈다.

백화점, 지하상가, 의류 시장 등을 가고 싶었다.


제3장 신도시의 고등학교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동네 친구들과는 멀어지기 시작했다.

다른 학교, 다른 동네, 다른 지역 등 처음 보는 학교의 중학생들이 모였다.

이제 신도시는 목적지가 아니라 경유지가 되었다.

버스, 지하철을 타는 친구들을 보며 내가 생각한 도시의 범위가 더욱 커졌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준비했다.” 신도시가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미리미리 떠날 준비를 해야 하는구나.’


제4장 결론: 다시 바라보는 신도시의 학교


학교는 졸업했지만 신도시를 졸업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부모가 되어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내가 걷던 그 길을, 다녔던 학교를 아이가 다니고 있다.

물론 전혀 다른 도시를 살고 있다.

더 개인화되고 더 다양해진 신도시에서.

도시는 세대를 만들고 세대가 다시 도시를 만든다.

나는 지금 신도시의 학교를 다시 바라보고 있다.

keyword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