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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레스토랑

by 리박 팔사 Feb 21. 2025

1990년대 초중반, 초등학생 시절의 나에게 피자 레스토랑은 그런 설렘을 상징하는 공간이었습니다.

당시 피자헛 같은 브랜드는 외관부터 특별했습니다.

화려하고 세련된 건물, 그리고 외국 문화를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와 분위기 덕분에 피자 한 조각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여행으로 느껴지곤 했죠.

지금처럼 피자가 배달음식으로 익숙해지기 전, 피자 레스토랑은 외식을 대표하는 특별한 장소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된 2000년대 초중반, 중요한 날엔 고집스럽게 패밀리 레스토랑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곳들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공간이 아니라 친구들과 기념일을 축하하고, 연인과 추억을 만드는 특별한 장소였습니다.

TGI 프라이데이는 그 자체로 활기찼습니다. 빨간색과 하얀색의 화려한 외관, 다양한 장식품이 가득한 실내, 그리고 서구적인 분위기가 젊은 감성을 자극했습니다. 립이나 케이준 샐러드, 칵테일 쇼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선 경험으로 기억됩니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호주를 테마로 한 독특한 분위기가 돋보였습니다. 부시맨 브레드와 스테이크, 신선한 에이드는 특별한 날을 더 빛나게 했습니다. 특히 부시맨 브레드는 포장까지 챙겨주던 작은 배려로 더 따뜻하게 기억됩니다.


VIPS는 풍성함의 상징이었습니다. 다양한 샐러드바 메뉴와 디저트 코너는 뷔페라는 형식을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어 주었죠. 연어, 치킨, 새우 같은 고급 재료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특별했습니다.


하지만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런 패밀리 레스토랑은 점차 모습을 감추고 있습니다. 내가 자주 가던 TGI 프라이데이의 자리는 스타벅스로, 아웃백은 명륜진사갈비로, VIPS는 공사장으로 변했습니다.


과거의 패밀리 레스토랑 대신, 이제는 새로운 외식문화와 공간들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 리저브, 쉐이크쉑, 파이브 가이즈, 고든 램지 버거 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내세우며 젊은 세대와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음식뿐 아니라 공간, 무엇보다도 세계시민(코스모폴리탄)이 된 듯 한 경험까지 포함한 “외식의 진화”를 보여줍니다.


그 시절, 패밀리 레스토랑은 단순히 음식을 먹기 위한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영어로 적힌 간판, 화려한 인테리어, 생일 파티를 축하하던 장면들은 여전히 나에게 특별한 순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입구에서 대기하며 느꼈던 설렘과, 서구적인 문화를 직접 접했던 경험은 잊을 수 없는 추억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변화합니다. 피자가 이제 배달음식으로 익숙해지고, 빵과 스테이크는 일상적인 음식이 되었습니다. 대신 새로운 공간들은 사람들의 달라진 취향과 가치를 반영하며 또 다른 방식으로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패밀리 레스토랑에 대한 어떤 추억이 있으신가요? 이제 과거의 설렘을 기억하며, 현재와 미래의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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