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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열시 Jan 20. 2024

No.1 첫걸음

새로운 길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두려움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늘 두렵고, 설레기 마련이다. 가구를 제작하기 전 나는 카페에서 일하던 바리스타였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커피만 만져왔었는데, 이젠 나무를 만지는 목수가 되었다. 





처음 나무를 만져본 건, 셀프 인테리어를 통해서였다. 새로운 집이 생겼고, 제법 공간이 내 방이 되었다. 항상 방의 구조나, 색상을 바꾸던 나는 내 손으로 인테리어를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가로 5미터, 세로 3미터의 작은 공간. 그 공간 아무것도 되어있지 않은 빈 공간이었다.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나는 당연히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취합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색다른 색상의 벽과 나뭇결이 느껴지는 바닥이었다. 



석고보드만 덩그러니 붙어있는 벽. 힘든 일이라곤 질색팔색을 하는 내가 땀을 흘려가며 하나 둘 방을 꾸며나갔다. 석고보드의 틈을 퍼티로 메웠고, 벽부터 천장까지 페인트 칠을 해댔다. 심지어 바닥은 본드와 데코타일을 구매해 하나둘 붙여나갔다. 그리곤 방이 허전해 보여 가벽도 2개나 쳤었다. 당시에는 어리숙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목재상에 가기 전 공부까지 하면 갔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해도 어리숙한 모습이 나왔을 같았다. 




지금은 다 부서져버린 강아지 울타리도 하나 만들었었다. 나무 파렛트를 판매하는 곳에 가서 나무를 잔뜩 사와 피스로만 잔뜩 박아뒀는데, 그게 참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피스를 박으면 쪼개지는 것이 반이었고, 문은 흔들흔들거리기 일쑤였다. 그래도 그 당시에는 참 얼마나 뿌듯했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장작 보름이라는 시간 셀프 인테리어를 했었다. 그게 나의 첫 번째 나무와의 만남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목수를 할 거라곤 생각을 하지도 않았고, 여전히 커피가 좋았었다. 그리고 계속 그 길이 내 길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이렇게 큰 프랜차이즈가 망하기 전까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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