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두려움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늘 두렵고, 설레기 마련이다. 가구를 제작하기 전 나는 카페에서 일하던 바리스타였다.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커피만 만져왔었는데, 이젠 나무를 만지는 목수가 되었다.
처음 나무를 만져본 건, 셀프 인테리어를 통해서였다. 새로운 집이 생겼고, 제법 공간이 내 방이 되었다. 항상 방의 구조나, 색상을 바꾸던 나는 내 손으로 인테리어를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가로 5미터, 세로 3미터의 작은 공간. 그 공간 아무것도 되어있지 않은 빈 공간이었다.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나는 당연히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취합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색다른 색상의 벽과 나뭇결이 느껴지는 바닥이었다.
석고보드만 덩그러니 붙어있는 벽. 힘든 일이라곤 질색팔색을 하는 내가 땀을 흘려가며 하나 둘 방을 꾸며나갔다. 석고보드의 틈을 퍼티로 메웠고, 벽부터 천장까지 페인트 칠을 해댔다. 심지어 바닥은 본드와 데코타일을 구매해 하나둘 붙여나갔다. 그리곤 방이 허전해 보여 가벽도 2개나 쳤었다. 그 당시에는 어리숙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목재상에 가기 전 공부까지 하면 갔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해도 어리숙한 모습이 나왔을 것 같았다.
지금은 다 부서져버린 강아지 울타리도 하나 만들었었다. 나무 파렛트를 판매하는 곳에 가서 나무를 잔뜩 사와 피스로만 잔뜩 박아뒀는데, 그게 참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피스를 박으면 쪼개지는 것이 반이었고, 문은 흔들흔들거리기 일쑤였다. 그래도 그 당시에는 참 얼마나 뿌듯했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장작 보름이라는 시간 셀프 인테리어를 했었다. 그게 나의 첫 번째 나무와의 만남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목수를 할 거라곤 생각을 하지도 않았고, 여전히 커피가 좋았었다. 그리고 계속 그 길이 내 길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이렇게 큰 프랜차이즈가 망하기 전까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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