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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선생 Jul 16. 2020

용서하지 못할 그들에게 보내는 나의 SWAG

[음악 에세이#08]RUN DMC의 <Walk This Way>



1. <Juicy>, Notorious B.I.G.
2. <Fight The Power>, Public Enemy
3. <Shook Ones (Part II)>, Mobb Deep
4. <The Message>, Grandmaster Flash&The Furious Five
5. <Nuthin’ But A ‘G’ Thang>, Dr. Dre
6. <C.R.E.A.M.>, Wu-Tang Clan
7. <93 ’Til Infinity>, Souls of Mischief
8. <Passin’ Me By>, The Pharcyde
9. <N.Y. State Of Mind>, Nas
10. <Dear Mama>, Tupac Shakur


11. <Electric Relaxation>, A Tribe Called Quest
12. <Runaway>, Kanye West
13. <Paid In Full>, Eric B&Rakim
14. <Rapper’s Delight>, Sugarhill Gang
15. <They Reminisce Over You (T.R.O.Y.)>, Pete Rock&C.L. Smooth
16. <B.O.B.>, OutKast
17. <It Was A Good Day>, Ice Cube
18. <Fuck Tha Police>, N.W.A
19. <U.N.I.T.Y.>, Queen Latifah
20. <International Players Anthem>, UGK


21. <Doo Wop (That Thing)>, Lauryn Hill
22. <Lose Yourself>, Eminem /
23. <Grindin’>, Clipse
24. <All Of The Lights>, Kanye West
25. <Rosa Parks>, OutKast


  살아오면서 크게 아쉬워하거나 후회한 일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지만, 2008년에 한국을 방문한 RUN DMC의 방한 기념 공연을 찾지 못한 일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큰 후회로 남는다. 그들이 누군가. 파티류 음악이 주류이던 힙합 신(Scene)에 하드코어 랩이라는 혁명을 선사하며 힙합이라는 장르를 주류 음악에 편입시킨 선구자다.


  RUN DMC는 N.W.A의 Dr. Dre와 더불어 나를 힙합의 세계로 인도한 이들이었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전설적인 트리오를 보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야근 때문에 서울행 열차표를 취소하던 그 날의 차오르던 분노가 아직 세포 어딘가에 남아 있다고 느낄 만큼, 내게는 너무나도 아쉬운 기억이다.


오바마의 당선은 마치 런 디엠시(Run DMC)가 MTV에 출연했을 때와 같다.


  흑인 최초의 미국 대통령으로 오바마가 당선되자 힙합 레이블 데프 잼(Def Jam)의 창시자 러셀 시몬스가 한 코멘트다. 러셀의 이 발언은 RUN DMC가 힙합 신에서 어떤 존재이며 어떤 영향력을 가지는지를 표현하는, 가장 정확한 비유일 것이다.


  그들의 수많은 명곡 중에서도 최고를 꼽으라면 역시나 <Walk This Way>다. RUN DMC는 Aerosmith가 만든 Funk풍의 록 넘버 <Walk This Way>를 자신들의 스타일로 편곡했고,이 노래는 원곡의 인기를 뛰어넘어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Walk This Way>가 흑인 랩뮤직 최초로 MTV에 방영되던 날은 힙합음악 진정한 대중음악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비록 편견이긴 하지만 백인의 음악으로 인식되던 (Rock)과 펑크(funk)에서 비롯된 흑인 음악인 힙합(Hip Hop)의 절묘한 크로스오버로 탄생한 이 곡은 후배 아티스트들에게 큰 영감을 주기도 했다. 훗날 또 다른 전설이 된 Beastie Boys나 Public Enemy가 대표적인 아티스트. 그런 그들이건만…리스트에 그들이 없다.


누가 뭐래도 센터는 RUN DMC의 자리다. 잃어버린 에미넴의 앨범 한 자리만 뺀다면.


  고백건대, 사실 나는 몹시 분노에 찬 채로 이 글을 쓰고 있다.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분노의 불꽃으로 눈이 이글거린. 서문에서 밝힌 저 순위 때문에. 눈을 씻고 세 번을 정독해도 찾을 수 없는 그 이름 때문에. 저 순위는 BBC가 역대 최고의 힙합 노래를 찾기 위해 15개국 100명 이상의 비평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다. 그런데 그들이 없다. <Walk This Way>가 없다. 『롤링스톤』이 선정한 100대 아티스트에, 심지어 힙합 아티스트임에도 록 명예의 전당에 오른 전설의 트리오 RUN DMC가 순위표에 없다는 뜻이다. 쉽게 말하자면, 최고의 트로트곡을 논하는데 나훈아 곡을 빼버린 거다.


  세상엔 개인의 취향은 물론 합리적인 평가기준이나 비평가적 관점의 차이 따위로 설명할 수 없는, 감히 재단없을 법한 ‘절대적 가치’라는 것도 존재하는 법이다. RUN DMC라는 그룹의 존재 가치가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런데 저 순위목록에서 그들을 빼다니, 대체 15개국의 비평가 100인은 어떤 이들이란 말인가. 도저히 믿을 수도 인정할 수도 없다. 저 순위에 이름을 올린, 평소 내가 좋아하는 힙합 뮤지션들의 이름조차 짜증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칼 말론이 득점을 많이 하고,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최다승 기록을 깼다고 그들이 마이클 조던과 시카고 불스보다 위대해지나? RUN DMC를, <Walk This Way>를 뺐다고? 용서할 수 없다. 순위를 매긴 100인이여, 팬심과 부심으로 똘똘 뭉친 나의 SWAG을 받으라.



‘Cypress Hill’이 부릅니다.
Insane In The Brain!”


# 추천 Playlist

- Walk This Way

- It's Tricky

- My Adidas

- Hit It 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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