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자의 생각 6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이제 5년을 다 채워가고, 곧 6년 차가 된다. 이제 겨우 그 정도다. 지금까지 보다 남은 직장 생활이 훨씬 더 길고, 때로는 어려울 것이 분명하기에, 지금 한 번 직장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려 한다.
직장에 대한 일반적인 입장은 다음과 같이 두 방향으로 나뉜다.
한쪽 끝에는 직장을 다니며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것이 곧 자신의 인생이라는 견해가 있다. 씻고 자고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가용 가능한 시간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는데, 어찌 직장과 내 인생을 별개의 것으로 볼 수 있겠는가. 대충 시간을 보낼 것이라면 애초에 시작하지도 않았다. 퇴근 후, 주말에도, 취미 선택도 커리어에 도움이 될 만한 일들로 채워야 한다. 그래야 앞서나갈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 그래야만 한다.
다른 쪽 끝에는 직장은 돈벌이일 뿐이며, 그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라는 입장이 있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에게 진짜 삶은 퇴근 이후의 시간이다. 워라밸을 중시하고, 리스크보다는 예상 가능한 방향을 선택하고, 일과 나머지의 시간을 분리해 감정 소모를 최소화하려고 한다. 그렇지만 이 부류의 사람들에게도 직장은 진지한 문제다. 효율적이고 오래 다닐 수 있고 야근을 자주 안 하는 직장을 찾아다니는 그들의 자세나, 일이 사적인 영역에 영향을 줄 때 느끼는 스트레스와 피곤함을 고려한다면, 그들도 직장을 진지하게 접근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어느 쪽이 옳을까?
어느 쪽도 옳지만, 둘 다 틀렸다.
두 방향 모두, 직장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 진지하다.
직장 생활을 하나의 놀이처럼, 게임처럼 받아들여야 한다. 놀이는 누가 시켜서 하거나 오직 승리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놀이를 할 때는 그 과정 자체를 즐기고, 내 호기심을 채우고, 자기만의 방식과 기준을 만들면서 재미를 느낀다. 직장 생활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보면 직장에서 하는 일들이 잘 될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잘되면 좋지만 그뿐이고, 안되면 나쁘지만 그뿐이다. 그와 관계없이 내 인생은 굳건히 서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직장 생활도 길게 볼 수 있고, 더 먼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직장 생활을 하나의 놀이처럼 받아들이자.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내키는 대로 이것저것 해보자. 심지어 그래도 돈도 준다. 그곳이 직장이다.
사진: Unsplash의 Husna Miskand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