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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은 나를 인터뷰하는 시간

천 자의 생각 10

by 최형주

이직을 준비한다는 건, 낮에는 회사에서 경쟁하고, 밤에는 나 자신과 경쟁하는 일이다.
이직을 위해서는 출근 전이나 퇴근 후, 여가 시간을 쪼개 경력기술서와 자기소개서를 써야 한다. 회사 업무라는 1차 경쟁도 벅찬데, 쉬어갈 틈도 없이 더 좋은 조건의 직장에 가기 위한 2차 경쟁에 뛰어드는 셈이다. 그래서 때로는 피로감이 밀려온다. 그럼에도 이 과정은 뜻밖의 선물을 준다. 나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스스로를 인터뷰하듯 묻고 답하는 시간, 즉 메타인지를 키우는 시간이다.


면접이나 지원서에서 빠지지 않는 질문 중 하나가 ‘나의 장점과 단점’이다. 겉으로는 조직 적응력을 확인하려는 질문이지만, 속에는 또 다른 질문이 숨어 있다.

“너는 너 자신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을 적다 보면, 마치 내가 다른 사람을 분석하듯 나 자신을 분석하게 된다. 이직 사유와 지원 동기, 실패 경험과 극복 방법, 앞으로 3~5년 안에 되고 싶은 모습까지—겉모습은 모두 다르지만, 그 속에는 위와 같은 물음이 흐른다.


내 특성을 제대로 이해해 장점이 빛나고 단점은 보완되는 환경을 찾는 것, 그것이 진로 탐색의 본질이다. 이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때 한 번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평생 반복해야 하는 작업이다. 실제 일을 하면서만 알게 되는 것들이 있고, 시간과 상황에 따라 나도 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정 간격으로 경력기술서를 써보는 일은 가치 있다. 내 경험과 기술을 정리하면서, 나라는 사람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된다. 이 과정을 거쳐 더 좋은 직장을 얻게 된다면 금상첨화지만,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삶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니, 이직 준비는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나를 알아가는 훈련’으로 받아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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