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영단어: zodiac, horoscope, libra
암은 영어로 cancer다. 한국말로 그냥 캔서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아졌다.
별자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별자리에도 똑같은 이름의 cancer 가 있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밤하늘의 별자리constellation 중 하나인, 게자리는 영어로 cancer라고 한다. 같은 단어를 사용한 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유래를 살펴보면 질병으로서의 암cancer과 별자리이름 게자리cancer는 서로 관계가 있다.
서양의학의 아버지라고 여겨지는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는 혈관에서 발견되는 종양덩어리를 카르키노스(karkinos)라고 기록했다. 카르키노스는 게crab를 뜻한다. 암 종양의 색깔 변화나 암 덩어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이 게를 닮았다고 한데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라틴어로는 cancr-의 형태이고, c와 k가 같은 소리가 난다는 점에서, 그리스어로 Karkinos에 어원적 형태가 유사하다.
산스크리트어로 karkata 와도 관계가 있는데, 모두 게(crab)를 의미한다. 어원상 Kar-에는 딱딱하다는 의미가 있다. 게를 의미하는 crab 는 종종 crap과 혼동된다. 어느 중국집 메뉴판에 게살 볶음밥을 Fried Rice with Crap 라고 쓰여져 있는 것을 본적도 있었다.
crap 은 원래 어떤 대상에서 떨어져 나온 것 혹은 나머지 여분을 의미한다. 혹은 헛간이나 마굿간에 떨어져서 밟힌 곡물을 의미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 돈을 의미하는 속어로 통용된다. 어쨌거나, 배설물을 의미하는 용법은 단어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분리되어 떨어져 나오는 잉여”라는 의미가 옮겨져 사용된 것 같다. 비속어성 감탄사에 많이 사용된다.
게자리cancer는 6월 21일에서 7월 22일 사이에 태어난 사람의 별자리다. 게자리를 포함한 12개의 별자리는 zodiac이라고 부른다. 조디악은 동물들의 원circle of animals을 뜻하는 그리스어 조디아코스 쿠클로스ζῳδιακὸς κύκλος에서 유래한 라틴어 조디아쿠스zōdiacus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황도12궁zodiac은 순서대로 양Aries 황소Taurus 쌍둥이Gemini 게Cancer 사자Leo 처녀Virgo 천칭Libra 전갈Scorpio 궁수Sagittarius 염소Capricornus 물병Aquarius 물고기Pisces로 구성된다. 워낙 상징성이 커서 12궁의 각 이름은 때로 문학이나 시, 혹은 예술작품의 이름으로 그대로 사용되기도 한다.
춘분equinoxes에 태양이 떠오르는 방향에 위치한 12궁의 별자리는 조금씩 변한다고 한다. 지구의 세차운동precession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주 조금씩, 태양이 떠오르는 지점은 황도12궁을 조금씩 지나고 있다. 그 위치가 한 별자리에서 다른 별자리로 바뀌는데는 대략 2200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지난 2000여년간, 태양은 물고기 자리를 배경으로 두고 떠올랐다. 앞으로는 물병자리가 될 것이라고 한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은 2만 6천년이다.
미국의 소설가 돈 드릴로Don DeLillo는 1988년 <리브라Libra>라는 제목의 소설을 발표했다. 케네디 대통령의 저격범이었던 리 하비 오스왈드Lee Harvey Oswald의 생애와 그와 연관된 CIA와의 음모를 그린 작품이다. 역사적인 사실fact과 허구fiction를 뒤섞어 놓은 포스트포던postmodernism의 대표적인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의 제목으로 사용된 리브라Libra는 저울이다. 저울의 핵심은 균형과 대칭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인 권력과 균형에 대한 은유로 해석한다고 한다. 당연히 실제인물 리 하비 오스왈드의 생일 별자리이기도 하다.
아주 간단한 점성술astrology에서 천칭자리libra에 해당하는 사람의 성격은 극적dramatic이고, 신뢰하기 어렵고unreliable, 양면성two-faced을 갖고 있으며 예측할 수 없다unpredictable고 해석한다.
비슷하게 사용되는 호로스코프horoscope는 조디악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개인의 미래와 운명을 예측하는 도표라고 할 수 있다. 종종 조디악과 호로스코프는 혼동되어 사용되기도 하지만, 조디악은 태양이 1년 동안 지나는 별자리를 말하고, 호로스코프는 그 별자리의 상징을 토대로 개인의 운명과 미래를 예측하는 것을 의미한다.
호로스코프horoscope라는 단어는 시간hora을 본다scope이라는 뜻이다. Scope는 스펙터클에서처럼 보는 것, 볼만한 광경이라는 뜻의 spek에서 파생되었다. 호로스코프는 그래서, 누군가가 태어난 시간을 관찰한다는 뜻으로도 해석한다. 그가 태어날 때의 시간을 살펴보는 것을 통해 그의 운명과 미래를 점칠 수 있다는 생각이 점성술의 바탕이 되었다.
이러한 생각은 동양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우연의 일치라고만은 할 수 없다. 별자리, 곧 태어난 시간의 하늘의 모습이 개인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생각은 서양의 역법이 동양으로 전래되면서 함께 유입된 생각이다. 동양에서는 개인의 운명보다는 왕이나 국가의 운명을 주로 보았기 때문에 군국점성술이 발달했었다. 따라서 태어난 시간을 토대로 개인의 운명을 살핀다는 개념은 사실 서양으로부터 유래했다고 볼 수 있다.
형이상학적metaphysical 시간을 시각적 이미지로 치환할 수 있는 고대사람들의 상상력은 운명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 만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