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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두강이로
04화
뭐,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간다고~
제4화
by
도희
Nov 10. 2022
엄빠는 너무 분주하다.
왔다 갔다 아주 정신 사나워 죽겠다.
모레 이사 간다고 짐을 꾸리는 모양이다.
아니 이 집도 너무 좋구먼 어딜 간다고 그래.
설마
폭망 해서 내가 이전에 살던
그런
지하방으로 가는 건 아니겠지.
그럴 거면 날 데려오지 말아야 했어.
제발~
알고 보니
내가
두 번 적응하기 힘들까 봐
아예 이사할 집으로 미리 데려다 놓는단다.
그것도 마당 있는 전원주택으로
.
사실 엄마가 내가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해주지 않았다면
난 마당이 뭔지도 몰랐다.
상상이 안된다.
진작 말해주지. 괜히 쫄았잖아.
이사를 3일 앞두고 서울까지 날 데리러
온 거보면 아빠는 인내심이 대단하다.
어쩜 날개 없는 천사인지 모른다.
엄마의 그 성질머리를 참아내고,
고집을 부려도 넘어가 주는 걸 보니
무한 신뢰가 간다.
새집은 지금 아파트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다.
아주 촌구석은 아닌 모양이다.
뭐, 내가 태생이 서울이긴 하지만 아파트보단 공기 좋은 시골이 괜찮을 수도 있다.
속이 울렁울렁거린다.
침은
줄줄,
머리는 빙빙. 차 타는 게 너무 고역이다.
아무래도 지하방에서 햇빛을 못 봐
몸이 허약한 것 같다.
이럴 때 보약을 먹거나
영양보충을 해야 하는데. 쩝쩝.
소고기 등심은 바라지도 않는다.
내 입맛은 싸구려라 닭 한 마리면 충분한데…
눈치 없는 엄마는 몰라주니
답답하다~
새
집에 도착했다. 우와! 집이 대빵 크다.
이 정도면 내 방도 있겠지.
에어컨은 있나?
마당은 어때?
어라! 온통 황토밭인데.
마당을 본
내가 실망하는 낯빛이 역력하자
엄마는 날 달래며
곧 잔디밭을 만들어 주니 걱정 말란다.
후유! 다행이다.
나도사회적 지위와 체면이란 게 있는 갠데
이런 마당에서 뛰놀고 싶지는 않다.
빨리 집안으로 들어가자고 레이저를 쏘았건만 왠지 느낌적인 느낌으로 수상하다.
내겐 새집을 구경시켜주지 않는다.
나도 궁금해 죽겠는데…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방이 3개라 그래도 조금은 기대하고 있었는데
내 방은 차고에 있었다.
하긴 이것도 나쁘진 않다.
내 방이 엄마 아빠 방보다
훨씬
넓다.
아빠는 차를 내 쫒고 독방을 쓰도록 배려해주었다.
비록 목에 줄을 매고 있긴 하지만
줄이 길어 나름 자유롭다.
철장에 갇혀 옹색한 처지에 비할쏜가
눈앞에 펼쳐진 멋진 전망과 불빛들
게다가 경치는 덤이다.
하늘과 바람과 별을 보면서
나도 시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음! 이 풀 냄새, 자유로운 공기.
여친과 함께 산책하기 좋은 날이다.
빨리 사귀고 싶다. 하지만 신중해야 한다.
누구든 한번 보면 반할 얼굴이니
몸값을 한껏 높여야지.
아빠는 츤데레다.
아직까진 내게 마음을 못 열고 있지만
그래도
내가 무서울까 봐 엄마를 두고 새집에서 나와 함께 잔단다.
히히 아무래도 나를 더 사랑하나 봐.
내가 좀 매력적이긴 하지.
오늘 밤 달이 뜨면
아빠와 함께 춤을 춰야겠어.
우리 집 마당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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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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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Book
이번 생은 두강이로
02
2화. 이거 봐, 나도 이제 이름 있는 개라고
03
3화. 나는야 척 노리스
04
뭐,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간다고~
05
아빠랑 마실 가요~
06
제게 왜 그러신 거예요?
이번 생은 두강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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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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