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이거 봐, 나도 이제
이름 있는 개라고
이래 봬도 두강이
오랜만에 밝은 세상으로 나오니 눈앞이 아롱아롱 어지럽다.
멀대 형아가 날 바닥에 내려놓는다.
펫 샵 직원들이 모두 날 쳐다본다. 부담스럽게~
이 아줌마, 아저씨인가?
날 유심히 쳐다보는 중년의 두 사람. 아줌마는 날 안쓰럽게 쳐다보고,
아저씨의 눈길은 심상치 않다.
날 마뜩잖아하는 눈빛이다.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난 가게 안을 뛰어다니며 안 듣는 척하지만
두 귀를 쫑긋거리며 온 신경은 날 보러 온 이들에게 가 있다.
아저씨는 내가 7Kg이라는 말을 못 믿겠다는 듯 갸우뚱거리며 아줌마에게 말한다.
“우리는 집안에서 키울 애를 원하잖아.
얜 너무 커. 당신이 감당할 수 없어”
연신 아줌마를 보고 그만 가자는 듯 눈치를 준다.
난 필사적으로 아줌마에게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제발, 난 이제 어두운 지하실에 혼자 있기 싫어요.’
사실 내 운명은 암담하다.
이곳 펫 샵도 더 이상은 있을 수 없다.
어디로 갈지 모른다.
나는 너무 커져 버려 이젠 팔릴 수도 없다. 상상도 하기 싫지만 최악의 경우엔 안락사도 각오해야 한다.
난 겨우 6개월 살았을 뿐인데.
난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 날 입양해주세요. 부탁이에요.'
초조하게 기다리는 사이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영원 같은 시간이 지나고 아줌마가 내게 말했다.
“두강아, 우리 집에 가자"
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내게도 드디어 엄마, 아빠가 생겼다.
이제부터 나는 최대한 귀엽고 점잖게 굴어야 한다.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고 싶지 않다.
아줌마는 첨엔 눈이 쭉 찢어진 게 신경질적으로 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왠지 어리숙한 헛똑똑이처럼 보인다.
아저씨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두 사람 다 느낌은 나쁘지 않다.
'고마워요, 나를 선택한 걸 후회하지 않게 해 줄게요.'
나는 이제 '야'가 아니다.
내게도 이름이 생겼다.
근데 두강이는 좀 아닌 것 같다.
아빠는 말했다.
사는 동네 이름 두동의 두에 건강할 강의 두강이라고.
하지만 촌스럽다.
이 외모에 어울리는 좀 더 근사한 이름은 없나?
4시간을 넘게 차를 타고 집으로 가면서 죽는 줄 알았다. 싸고 토하고, 어지럽고.
모양 빠지게 침이 너무 많이 나와 민망했다.
침이 어찌나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흐르는지
몸 안의 수분이 다 빠지는 줄 알았다.
아직 엄마, 아빠란 말은 나오지 않는다. 안심하긴 이르다.
아빠 사람의 표정이 너무 애매하다.
걱정하는 듯이 바라보다가도,
한심하게 여기고, 때론 코를 싸쥐며
눈은 또 안쓰러워하는 듯 보인다.
엄마 사람은 연신 옆에 있는 아빠 사람의 눈치를 보며 나를 돌아본다.
근데 엄마 사람의 눈빛이 어디선가
본 듯하다.
아! 맞다. 내가 아가 때 갓 태어난 나를 보던 친엄마의 눈빛이 저랬다.
슬프고 아련하고 그러면서 사랑이 담긴 눈빛.
가슴이 뭉클하다.
서울에서 울산까지 천리길.
먼길을 힘겹게 왔다.
집에 도착하니 긴장이 풀리는지
밥 먹자마자 잠이 온다.
아~함! 일단 자자.
집 구경은 내일로 미뤄야겠다.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뜨겠지.
꿈에서 갈비나 뜯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