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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두강이로
05화
아빠랑 마실 가요~
제5화
by
도희
Nov 15. 2022
매일 아침 아빠랑 둘이 동네 마실을 간다.
미인은 잠꾸러기라지만
엄마는 미인도 아니면서 잠꾸러기다.
나는 일찌감치 눈곱을 떼고 아빠를 기다린다.
아빠에게 격렬한 아침 포옹을 한 후
꼬리로 또 한 번 나의 진심을 표현한다.
산책갈때 늘 장난감 물고 가요
나는
예의 바른 개이므로 동네 사람
누구를 만나든 깍듯이 인사한다.
특히 나를 귀여워해 주는
삼촌, 이모들을 만나면
일단 납작 엎드려 큰절을 한다.
하지만 설날이 아니라서 그런지
아무도 절값을 주진 않는다.
개껌 정도면 만족할 수 있는
소박한 내 마음을 아무도 알아채진 못하고,
그저
귀엽다며 말로 때운다.
나는 똑똑하고, 눈치가 빨라서 누가 나를 정말 좋아하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상혁 삼촌은 나를 정말 좋아한다.
삼촌을 만나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엎드리는 통에 엄마는 질색 팔색을 한다.
지난번엔 비 온 뒤 채 마르지도 않은 흙바닥에 누웠다가 엄마한테
비 오는 날 먼지 날만큼
맞을 뻔했다.
뭐 그렇다고 맞고 있을 나도 아니지만.
아침에 하는 동네 마실은 나에게 힐링이다.
산책을 나서면 하루 종일 매여 있는 스트레스가 풀린다.
냄새로 알아가는 세상은 신비롭다.
이름 모를 풀꽃
향기에는 마음이 설레고,
과자 봉지에 남아 있는 달콤함은 내 콧구멍 평수를 한없이 넓힌다.
동네 친구를 만나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마을 어귀에 사는 이월이는 깜찍하고 귀엽긴 하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고.
길 건너 초코 형님은 소리만 크지 실속은 없다.
나의 우상 레트리버 형님의 황금빛 털빨은 멀리서도 나를 부럽게 한다.
나는 오늘도 안심 마을 이 구석 저 구석을 누비며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고,
이 귀엽게 씰룩대는 엉덩이와
똘망한 눈빛으로
그들에게 행복한 아침을 선물한다.
beautiful!
삶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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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두강이로
03
3화. 나는야 척 노리스
04
뭐,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간다고~
05
아빠랑 마실 가요~
06
제게 왜 그러신 거예요?
07
골든 푸들이 아니라 골든 두들이라니까요
이번 생은 두강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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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희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글로 공감과 위로를 나누고 싶습니다. 일상에서 건져 올리는 작은 기쁨과 감정, 소중한 순간들을 글로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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