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기다리면 나도 엄마, 아빠가 생길까?

by 도희

“야~, 내일 누가 너 보러 온대”

멀대 형아가 말했다.


‘누가? 정말! 누군데 누군데,

미리 알려 주면 안 돼?’


내가 요 몇 달간 본 사람은 매일 한 번 지하로 내려와 철장을 열고

나의 똥을 치워주는 멀대 형과 가끔 내려와서 날 보곤 사료만 축내는 녀석이라고

혀를 차대는 무뚝뚝한 사장밖에 없다.


나는 이 두 사람에게 늘 “야”로 불린다.

멀대형과 함께


기억도 가물가물한 엄마 품을 떠나 이곳 펫 샵으로 온 지 벌써 넉 달째다.

두 달 전까진 그래도 1층에 살았다.

그곳은 낮이나 밤이나 훤했다. 그때는 비록 좁은 유리 상자에 갇혀 있었지만 견딜만했다.

낮엔 창밖의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밤엔 옆 칸의 다른 애들과 요즘 사료가 맛이 없다는 둥,

사장이 빨리 안 팔린다고 미워한다는 둥 그런 이야기라도 할 수 있었으니까.


두 달간 1층에서 지내다 나는 지금 이곳 지하 방으로 쫓겨 왔다.

내 덩치가 커져 유리 상자에서 더 이상 지낼 수 없게 되었다.

한 번은 일어서다가 유리 상자 벽에 머리를 부딪혔고, 언젠가는 발을 뻗다가 유리 상자를 깨뜨릴 뻔했다.

사장이 멀대 형에게 몇 마디 하더니 날 이곳으로 보냈다.

그 후로 난 여기서 혼자 지낸다.

낮이나 밤이나 늘 혼자다. 이곳은 캄캄하고 친구들도 아무도 없다.

가끔 바람 소리에 철문이 덜커덕거리기라도 하면 깜짝 놀란다,

이래 봬도 견생 6개월 차라고 어깨에 힘을 줘 보지만 가끔은 눈물이 난다.


아, 발. 발 저려. 철장이 좁아 마음대로 다리를 펼 수 없어 자주 발이 저린다.

요즘 내 몸에서 나는 냄새가 너무 지독해 자주 발로 코를 막고 있다.

발에서는 그나마 아직까지 꼬순내가 난다.


근데 내일 누군가 날 보러 온다고?

나도 이제 떠나간 친구들처럼

사람 엄마, 아빠가 생긴다는 말인가?

하지만 이런 꼴의 나를 누가 데려가기나 할까.

거품 목욕은 못할망정 빗질이라도

해 봤으면…

미남은 잠꾸러기니까 일찍 자야겠다.

없는 털빨이라도 살려봐야지.

내일 아침엔 일어나서 눈곱이라도 떼야지.

그게 지금으로선 최선이야. 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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