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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집 줬는데, 새 집을 안 줘요?

김제경, <시장을 이기는 부동산 투자 원칙>

by 알뜰살뜰 구구샘 Mar 25. 2025

우리는 이제 안다. 헌 집 줘도 새 집 못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한 때는 '헌 집 불패'의 신화가 전국을 강타했다. 40년 넘은 집은 새 아파트로 변신했다. 옆집 철수 네도 앞집 영희 네도 그렇게 새 집으로 이사 갔다. 그런데 2025년인 지금은 아니다. 어떤 집은 새 집이 되는데, 또 다른 집은 헌 집인 채로 살아가야 한다. 영원히.


그럼, 도대체 왜 헌 집을 줘도 새 집을 받을 수 없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여태까진 남의 돈으로 새집을 지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내 돈도 부어야 한다. 여기 정비사업의 기본 원칙을 알아보자.


[재건축 재개발의 기본 공식]

1. 원래 집주인의 헌 집을 부순다.

2. 땅이 생긴다.

3. 그 땅에 더 높은 집을 만든다.

4. 새롭게 들어오는 사람들이 돈을 내고 집을 산다.

5. 원래 집주인은 공짜(?)로 새집을 얻는다.(이웃도 더 많이 생겼다.)


물론 새로운 이웃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례도 있다. 우리는 그걸 1:1 재건축이라고 한다. 당연히 인당 수 억씩 돈을 내야 한다. 세상에 누가 공짜로 집을 부숴주고 새집을 지어주겠는가. 당연히 내 돈을 부어야 한다.


그렇다면 2025년인 요즘,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이 성공하기 힘든 이유는 뭘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값이 오르고,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가 올라서 그럴까? 이 책, <시장을 이기는 부동산 투자 원칙>에 그 내용이 자세히 나온다.


[헌 집 줘도 새 집 못 받는 이유]

1. 내가 가진 땅이 적어서ㅠㅠ(대지지분)

2. 새 집 지을 돈이 없어서ㅠㅠ(분담금)

3. 시간이 질질 끌려서(금융비용.. 종교시설, 상가 등 갈등)


정비사업 전문가인 저자는 끊임없이 말한다. 공짜로 새집 받던 시대는 끝났다고 말이다. '평균 부담금 5억'인 이유도 자세히 제시한다. 글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정비사업 물건들의 옥석을 가릴 수 있게 된다.


부동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재건축, 재개발을 묶어서 '재재'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재재'에서 좋은 물건이란 뭘까?


1. 평균 대지지분이 높고

2. 소형평수보다는 대형평수로 이뤄져서 기존 조합원도 적고

(그래야 일반분양 물건 많이 나오니까)

3. 종교시설, 상가 이슈도 적고

4. 입지도 좋아서 새로 지은 집 비싸게 팔아도 되고

5. 기존 소유주들의 금융 체력도 좋아서, 추가분담금도 턱턱 낼 수 있고

6. 기존 집보다 훨씬 높게 올릴 수 있으면 최고!


문제는 이렇게 좋은 매물을 나만 아는 게 아니라는 거다. 시장에 이미 가격으로 다 반영돼 있다. 우리는 정보가 없어서 좋은 매물을 못 사는 게 아니다. 그냥... 돈이 부족해서 못 사는 거다ㅠㅠ


이 책은 재건축, 재개발에 관심 있는 사람이 읽으면 아주 좋다. 다른 책들에 비해 디테일이 살아있다. 예를 들면


1. 국민평형(84 제곱 그거.. 우리가 34평이라고 부르는 그거)

=> 평당 공사비가 1000만 원이면? 1000만*34 하면 될까요?


2. 지자체에 기부채납하고 용적률 높이면

=> 무조건 좋은 거 아니었어요? 거기 함정이 있다고요?


3. 요샌 평당 공사비 1천만 원도 부족하다고요?

=> 하이엔드로 차별화, 택도 없다고요?


4. 평균 대지지분 '12평'의 비밀?

=> 이게 왜 기준이냐고요?


위 질문에 대한 답이 이 책, <시장을 이기는 부동산 투자 원칙>에 다 적혀있다. 재건축, 재개발에 관심 있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는 걸 추천한다. (가격이 만만치 않으므로 일단 빌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참, 책에 오타가 있는데, 내용이 충분히 좋으니 웃으며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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