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어요!”
이런 싸가지 없는 말을 하는 자식이 있을지 모르겠다.
어떤 면에서는, 당신이 선택했기 때문에 당신 존재의 근본이 된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게 아니냐고 되묻고 싶기는 하지만 철학적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절삭하도록 한다.
그래, 태어나는 것 까지는 부모의 결정이었다고 치자. 하지만 그 이후로는 다 우리의 몫이었다. 사람은 하루에도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수만 가지의 결정을 내리면서 산다고 한다. 굳이 연구 결과를 가져와서 3만 8천 번이네 뭐네 하고 싶지는 않다. 사실 어떤 사람들은 별생각 없이 수십~수백 번의 결정만으로도 살아가고 있을 것이고, 또 어떤 반대 극단의 사람들은 3만 번이 아니라 수십만 번의 결정으로 자신을 혹사시키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어찌 됐든, 일반적으로는 우리는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결정으로 하루를 꽉 채우고 있다.
그런데 그 선택들에서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다니. 숨 쉬는 것과 같은 결정의 순간들인데 말이다.
“당신이 먹는 게 당신 그 자체”라는 다이어트계에 유명한 말이 있는 것처럼, 나는 “당신이 결정하는 것들이 당신 그 자체”라고 말해주고 싶다. 점들이 모여 선이 되고 지금이 모여 인생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결정에 대해서 ‘장애’ 수준의 유보적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우리 사회가 무언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이런 사회에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들의 입지적 우위에 대해서도 깨닫게 된다.
만일 당신이 이런 시대에 살면서 주관적이고 능동적인 결정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미 최상위 권의 능동적이고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러니 유보하지 말아라. 의탁하지 말아라. 선택을 내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