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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Who cares?

by 아빠 민구

내 세상의 중심은 나 자신이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의 중심은 각자 본인이지, 나에게 할당된 영역은 아주 작디작다.

사람은 놀랄 만큼 이기적이어서, 나와 연관된 5만 원짜리 일은 매우 중요하지만, 나와 상관없는 100억짜리 일은 그다지 중요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너무 쉬운 접근법인데, 아무도 나에게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지대한 관심이나 중요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고, 이는 내가 타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하나의 유용한 프레임이다.

어디에든지 이런 프레임을 씌우면 모두 다 내 밑그림이 된다.

내가 오늘 산 츄리닝 바지를 입을 것인지 검은색 정장 바지를 입을 것인지, 신발은 무엇으로 맞출 것인지 고민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저기 저 여자는 끌고 다니는 강아지가 어디에 배변하는지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고, 저기 저 할아버지는 건강 손뼉 치며 파워 워킹하는데 열심히며, 저기 저 애들은 킥보드 타고 뛰어다니기 바쁘다.

우리가 집을 나서기까지 무엇을 입을까 했던 고민은 사실 아무의 것도 아닌 나만의 관심사였던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땅에서 발이 떨어진 듯 붕~하고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게 정상인데, 사실 쉽지 않다.

외모에 특별히 신경 쓰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남들의 시선이 더 중요한 사람도 있을 것이며, 심지어는 남들의 시선으로 먹고사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를 차치하더라도 왠지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한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면 차차 시도해봐도 좋다.

하지만 삶의 지혜를 터득한 사람들과 자신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굳이 남들에게 보이는 것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가 명픔 셔츠 입고 머리에 가르마 타고 다니는 것을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에겐 검은색 목폴라면 족한 것이다.

쉽게 생각하자. 아무리 봐도 큰 문제는 없다. 흉측하거나 혐오감만 주지 않는다면, 당신이 그 누구이든, 그 무엇이든 당신 자체로 멋지고 빛나는 사람이 되기에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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