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누이 법칙이며 벤츄리 효과며 하는 것들을 언제적 수업에서 배웠는지는 정확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단순히 물리적 법칙이 아니라 우리의 심리적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는 물리적 심리학(지은이가 지은 개념)으로 설명하고 싶다.
과학 앞에 주저하는 사람들을 위해 아주 쉽게 설명하자면 유체가 좁은 통로를 지날 때 압력이 낮아지고 속도가 빨라진다는 법칙이다. ‘법칙’이니까 확실한 내용이다.
이것은 물리적 심리학에서 ‘결정의 베르누이 법칙’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우리가 지나갈 수 있는 길이 좁고 우리의 선택지가 적을수록 우리가 적은 압박과 압력을 받으며 빠르게 결정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결단의 부담을 낮추고 속도를 높이자는 것인데, 집중의 효과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경주마가 눈 옆을 가리며 앞만 보고 뛰어가는 것처럼, 애초의 우리의 선택지를 줄여버리는 것이다. 가령 사지선다보다는 OX문제를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꺼내 놓았다’는 관용구는 자칫 멋있게 보이는 표현일지 모르겠으나, 독자와 같은 결정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참 곤란하고 지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차라리 매트릭스에서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건네준 것처럼 빨간약, 파란 약만 있다면 차라리 나을 텐데 말이다.
벤츄리 효과로 유속이 빨라지는 것처럼 선택의 통로를 줄이고 선택의 속도를 높이려는 방법이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소한의 옵션만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심플하고 빠르게 결정지어 보자는 것이다. 옵션은 두 가지 혹은 세 가지면 족하다. 어차피 그 모든 옵션이 만족도에 있어서 현저한 차이를 만들어 내지는 못할 것이라면 무엇하러 그 패를 쥐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그러니 선택지를 줄이고 남은 두세 개의 옵션들을 등 맞대고 세워놓고 키를 재듯 비교해보자. 결정이 훨씬 더 쉬워질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