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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시작 버튼 누르기

by 아빠 민구

결단을 내리는 쉬운 방법이 있다.

1. 심호흡을 한다.
2. 시작 버튼을 누른다
3. 결단이 잘 내려졌는지 확인한다.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그 시작 버튼을 누르지 않는다면 결코 시작되지 않을 상상 속의 ‘준비-과정-결정’들이다. 때문에, 결정장애를 심하게 앓고 있다면, 그리고 당장이라도 결정을 내리고 싶다면 먼저 결정을 내리고 후속조치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단 무엇을 시작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그 지속성이 무척 길다면, 우선 선택을 내리는 절차 자체가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한 번의 실수나 잘못된 판단이 우리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니 안심하고 거기 옆에 있는 시작 버튼부터 눌러보기 바란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시작하고 나면 일이 풀리기 시작하고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시작이 해결의 시작으로 지렛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런 시작 버튼의 마중물 효과를 보기 위해서라도 무작정 시작부터 하는 것을 강하게 권한다.

“그래도 나는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어요”하는 중증의 결정장애 유증상자 분들을 위한 소소한 팁을 하나 드리면, 나는 이렇다. 나는 고민할 가치가 없거나, 고민을 해서 결정한다고 해도 결과에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 일에 대해서 무신경하게 결정하고는 한다.
예를 들어 쳐다보지도 않고 “응, 거기 왼쪽에서 두 번째”라든가, “가장 앞에 있는 거”라든가 “네가 고른 거랑 똑같은 것으로 해줘”라는 식의 즉각적인 결정을 내리곤 한다. 빠른 결정이 주는 심리적 안정과 혜택이 많기 때문에 이후 만들어질 약간의 수익/손해는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되지 않더라도 우선 시작하고 나면 길이 보이고 그 길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것들도 많다. 모멘텀이라는 게 참 중요해서 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내 주변 사람들과 주변의 기운이 내가 계속 움직일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준다. 흩어져 있던 정보들도 모여들고 도움의 손길도 생기고, 때로는 실패도 하고 실패에서 경험도 쌓으면서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가 늘 강조하는 것처럼 “시작하면 끝이 난다”. 그러니 역시나 시작이 제일 중요하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이런 포인트를 가지고 나온 이야기 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때문에 내가 군생활을 했던 기간 내내 훈련 시작하는 첫날이 되면 동료와 부하들에게 “야 이제 끝났다”라고 말하고 다녔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거기 옆에 있는 시작 버튼을 눌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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