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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ttoo Oct 24. 2022

라이스페이퍼로 만두 만들기

만두를 만두러 먹자

"만두를 만두러서 먹자~! 아, 배고파. 아, 배고파."


우리는 방금 만든 싱싱하고 이상한 노래를 부르며 장을 봤다. 캐롤은 오늘 장보기에서 빠졌다. 아니나 다를까, 캐롤이 빠지니 우리는 당면 사는 것을 깜빡했다. 근데 알고 보니 캐롤 집에 당면이 있었다(?). 역시 캐롤! 

그렇게 캐롤이 장보기에 빠지는 대신, 이번 저녁은 한 명의 멤버가 추가되었다. 바로 나의 사촌동생이다. 그는 군대에서 전역하고 제주도에서 한달살이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마침 내가 딱 제주도에 살고 있어서 우리 집에서 머물게 되었고 함께 저녁 파티까지 하게 된 것이다. 


베스는 오늘도 샤인 머스켓을 샀다. 3주째 할인을 하는 샤인 머스켓.. 베스는 할인이 끝나지 않는 한, 샤인 머스켓은 꼭 사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근데 거의 한 달째 이렇게 세일하는 거면.. 이게 원래 샤인 머스켓 가격인 게 아닐까? 나는 샤인 머스켓을 바구니에 담는 베스에게 상술에 속지 말라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요리가 시작되니 나도 모르게 베스가 먹고 있는 샤인 머스켓을 은근슬쩍 먹고 있었다. 


만두 피는 라이스페이퍼로 대체했다. 밀가루 냄새도 안 나고 글루텐 프리이며 쫄깃쫄깃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만들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베스, 나 그리고 내 사촌동생은 만두를 빚었고, 캐롤라인은 만두를 튀겼다.


나는 그냥 빨리 만들고 먹고 싶어서 쌀종이에 만두소 넣고, 가장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네모 모양으로 통일했다. 마치 기계같이 아주 신속하게, 하지만 정확하지는 않게(?) 움직였다. 내 옆에 있는 사촌동생은 하나하나 공을 들이고 있었다. 길쪽한 모양, 하트 모양.. 그 모습을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 그럴 거면 별 모양도 만들지 그러냐?!"

내가 잔뜩 비꼬면서 말해도, 아주 평화로운 표정과 말투로 그럴까? 란다. 베스는  모습을 보고 피식 웃더니, 그래, 한번 해봐.라고 하며 부추긴다.


내가 만든 만두들

우리는 총 32개의 만두를 만들었다. 너무 많아서 남길 것 같다던 우리는 30분도 안되어서 모두 먹었다. 딱 한 개만 빼고..! 우리는 마지막 만두를 누가 먹을 것인지 눈치를 보았지만, 그렇지 않은 척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 만두, 누가 먹을래?"


결국 성격 급한 내가 말을 꺼냈다. 나랑 베스는 배가 부르다며 먹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베스는 갑자기 코를 만졌다. 그걸 본 캐롤라인도 코를 만졌고, 나는 뭔지 몰랐지만 일단 코를 만졌다. 이건 미국의 눈치 게임 같은 거라고 했다. 코를 맨 마지막에 만진 사람이 벌칙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만두는 멍 때리던 내 사촌동생의 차지가 되었다. 


"근데  게임, 갑자기  한 거야?"

한국어를 잘 못했던 캐롤은 뭘 위해 이 게임을 한 것인지도 몰랐다. 우리는 마지막 만두를 누가 먹을 것인 건지 정하는 게임이었다고 했다. 그러자 캐롤은 아쉬워했다. 만두가 맛있어서 더 먹고 싶다고 말하며 젓가락을 입에 가져다 댔다. 하지만 만두는 이미 승열의 입에 반 정도 물려있었다.


캐롤, 너무 실망하지 마. 다음 주에는 더 맛있는 거 해 먹자!


초간단 만두 레시피
[재료] 표고버섯, 부추, 숙주, 후추, 마늘, 참기름, 간장, 라이스페이퍼
1. 표고버섯, 부추, 숙주를 촵촵 다진다.
2. 표고버섯은 간장을 넣어서 볶아주고, 나머지 재료는 두부와 섞어준다. 
3. 후추, 다진 마늘, 참기름, 간장 넣고 다시 섞어준다.
4. 라이스페이퍼를 물에 적셔 촉촉하게 만들어준 뒤 속을 집어넣고 예쁜 모양으로 빚는다.
5. 기름에 튀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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