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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릭 Oct 29. 2020

그저 존재만으로

햇빛에 반짝이는 에메랄드빛의 바다 물결

부드럽고 빛나는 모래알

철썩거리는 파도소리

시원한 바다 냄새

사람들의 웃음소리

가만히 앉아서

눈을 감고

바다를 느낀다.


바다를 좀 더 느끼고 싶어서

신발도 양말도 벗고

맨발로 한 걸음씩 들어간다.


시원하다 못해 차가워서

발가락 끝을 한껏 모아 움츠러들지만

물이 발을 감싸는 낯선 느낌이 좋아서

꼼지락꼼지락 발을 담가 둔다.  

    

뒤로 갔다가

앞으로 왔다가

넘실거리며 나에게 부딪히는 파도에

바다의 생명력을 느낀다.     

너는 존재만으로 빛나는구나.

고운 빛을 가진 모래 위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있는 사람들

누군가는 우리처럼 모래 위에 털썩 앉아서

여유를 즐긴다.

     

누군가는 수영을 한다.

장난꾸러기 쌍둥이 아들들은

아빠를 부르며

물속에서 아빠의 양팔을 붙잡고 늘어진다.

조금은 힘들어 보이지만

아이들을 놀아주는 아빠는 그들에게 슈퍼맨이다.

      

우리는 차가운 바다를 즐기다가

따뜻한 모래의 품에서 쉼을 갖는다.

바다가 이토록 아름답게 빛날 수 있는 건

모래가 있기 때문은 아닐까

햇빛 아래에 모든 것이 빛난다.

바다도, 모래도, 그 속에 숨은 조개껍데기도

심지어 돌멩이도 빛나 보인다.

그들은 존재만으로 빛이 난다.

   

햇빛 아래 우리는

화려해 보이지 않을지라도

각자의 모습으로 빛이 난다.

그저 존재만으로 빛나 보인다.

아름답다. 그 모습 자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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