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본경 Nov 01. 2020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글 잘 짓는 도구 획득하기 1

브랜딩이든 마케팅이든 글을 쓰는 궁극적인 목적은 누군가가 제 글을 읽도록 함입니다.

아무도 읽지 않는 글은 개인 일기에 불구합니다.

이미 엄청난 인플루언서가 아닌 이상 일반인의 일기에는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계속 읽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람들은 스토리가 있는 글에 끌린다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과 입으로 전해져 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많은 사람이 전하고 즐겨하는 이야기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바로 스토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학창 시절 꼭 외워야 하는 수업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데, 수업 시간에 잠 깨우려고 선생님께서 가볍게 던지신 농담은 잘 기억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 '꾸러기 수비대'라는 만화가 있었습니다.

이 만화는 십이지간에 해당하는 동물들이 주인공이 되어 동화 나라를 파괴하는 악당들과 싸우는 내용입니다.


만화 주제곡은 이 주인공들의 이름과 십이지간을 연결합니다.

"똘기 떵이 호치 새초미, 자축인묘, 드라고 요롱이 마초 미미, 진사오미, 몽치 키키 강다리 찡찡이, 신유술해~♬"


20년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만약 무작정 십이지간 순서를 외웠다면 시험이 끝난 직후 포맷이 되었을 겁니다.

힘들게 외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이처럼 기억에 꼭 달라붙어 있는 내용들은 흥미로운 스토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어서 여러 강의를 듣고 책들을 찾아서 읽었습니다.

읽었을 때는 알 것 같기도 했는데 막상 글 쓸 때 적용하려고 하니 잘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단조로운 문장들은 금방 잊히기 마련이죠.


뒤에 중요한 글 짓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려고 하는데 그때는 줄줄 설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만들어 과정이 기억나도록 설명하려고 합니다.


스토리를 작성할 때 주의할 점


"고객은 왕이다" 예전부터 진리처럼 내려오는 말입니다.

이 말 때문인지 유독 한국은 진상 손님이 갑질이라는 것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말처럼 정말 고객은 왕일까요?

왕처럼 대우해드리면, 저를 더 좋아해 주시고 제 상품을 더 아껴주실까요?


여기에 대한 대답은 '아니요'입니다.


흔히 이런 말이 있잖아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이 말이 발전해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인 줄 안다."가 되었어요.

둘리가 호이! 호이! 외치기 때문이죠.



좋은 뜻으로 시작된 호의가 나중에는 둘리의 공허한 외침이 될 수 있습니다.

좋은 의미로 한 행동이 오히려 피해를 줄 수 있어요.

이런 경험 다들 한 번씩은 있으시죠..? (눈이 촉촉해지네요...)


고객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왕처럼 대하며 호의를 베풀면 저를 그저 둘리로 취급할 뿐입니다. 

마케팅에서 상대방이 듣기 좋은 말만 반복하면 저는 둘리가 되어 주문만 외우게 되죠.


그럼 고객이 왕이 아니라면 뭘까요?


고객은 왕이 아니라 주인공이다


고객은 왕이 아니라고 했더니, 엉뚱하게 내 물건을 왕으로 둔갑시키는 경우가 있어요.

내 상품과 가치를 찬양하고 칭송 하기에 바쁘죠.


"저희 회사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

"저희 상품은 업계 최초로... "


이런 글을 고객들은 관심 가져 줄까요?

고객들은 저희 회사와 상품이 얼마나 잘났는지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입장 바꿔 나 역시도 누군가가 자신에 대해 자랑한다면 별로 듣고 싶지 않잖아요.

친구 사이면 듣는 척이라도 할 텐데 고객들은 더 냉정하답니다.

바로 고개를 돌려버리죠. (휙!)


고객에게 어필하기 위해선 고객이 주인공이어야 함을 잊지 마세요.

기업이나 상품은 주인공인 고객이 역경을 헤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이드가 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영화나 소설 등 모든 스토리에는 암묵적인 공식이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이 평온한 일상에 문제를 만나 어려움에 처하고 훌륭한 가이드를 만나 그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것입니다.


최근에 재미있게 보셨던 영화나 소설을 떠올려 보세요.

아마 모두 이런 공식을 따르고 있을 것입니다.


문제를 인식시키고 해결하게 도와주기


사람은 누구나 손해입는 것을 싫어합니다.

만약 100만 원 이득을 볼 수 있는 기회와 50만 원 손해 보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부분은 더 큰 이득 대신에 손해 피하는 것을 택해요.

이것을 '손실회피의 오류'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마케팅을 할 때 내 상품이 고객에게 이익이 된다고 말하기보단, 고객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손해를 피할 수 있게 한다고 말할 때 구매로 이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현상 유지를 하려고 하기에 자신에게 문제가 없다고 느끼면 행동으로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고객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인식시켜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만약 제가 단순히 "글을 잘 쓰면 돈을 잘 벌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글 쓰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대부분이 글 쓰는 것을 어려워 하기에 그냥 돈을 좀 덜 벌고 말지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글을 잘 쓰지 않으면 매출이 떨어져 생계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면, 많은 분들이 더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행동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구매에 대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고 내가 혹은 내 상품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어필해야 합니다. 

고객이 자신에게 이익이 있어도 쉽게 행동하지 않는데, 내 이익을 위해 행동해 달라고 말한다면 당연히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겠죠?


혹시 그동안 열심히 마케팅을 했는데 결과가 안 좋으셨다면,
내용의 초점을 어디에 두었는지 잘 생각해보세요.


"나 때는 말이야~"

이 말을 사람들이 왜 싫어할까요?

바로 상대방의 입장은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람은 가이드가 아니라 자신이 주인공이 됩니다.

내가 힘들고 괴로운데 타인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전혀 알고 싶지 않거든요.


만약 "난 더 힘들었어."라는 자랑인 나 때가 아니라,

"내가 이랬더니 어떻더라."라면서 조언을 줄 수 있는 나 때라면 상대방이 귀를 막지 않았을 겁니다.


이처럼 마케팅을 한다면서 내 입장만 생각 하지 않았나요?


오래간만에 고등학생인 늦둥이 동생과 엄마를 밖에서 만나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다 되었는데 동생은 오지 않고 엄마 혼자 오셨습니다.

동생이 앞머리를 자르다 망쳐서 창피해서 못 나오겠다고 합니다.

사실 제 동생의 앞머리가 어떻든지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하지만 사춘기 동생은 그 사실을 잘 모르더라고요..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의 일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선, 나의 문제가 아닌 상대방의 문제에 집중하세요.

고객에게 도와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하며, 고난을 극복할 수 있는 스토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세요.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고 계속 읽게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스토리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다음에는 이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서 써야 하는지 말하겠습니다.


똑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따라 효과는 확연히 달라집니다. 

좋은 표현 방식을 익혀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해보세요.

이전 02화 나는 왜 글을 못 쓸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