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한정 특별요리
우리 집은 내가 요리에 관심이 없어서 생존 요리 수준으로 해 먹는 편인데, 내게 가장 어려운 것은 해산물 손질 및 요리 그리고 생선 굽기다.
결혼 7년 차였던 2년 전에 냉동 손질 고등어 몇 팩을 사서 구워 먹은 게 처음이었다. 애들이 외식이나 양가에 가서 밥 먹을 때 보면 구운 생선을 잘 먹길래, 정말 큰맘 먹고 샀다. 그러고 나서 당분간 내 인생에 고등어구이 요리는 다시 삭제가 되었다. 애들이 생선살 만진 손을 옷에 쓱 닦아 버리고, 밥 먹다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생선 냄새와 기름을 묻히고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흘러, 며칠 전 (배고픈 상태로) 마트에 갔다가 수산물 코너에서 홀린 듯, 가을 꽃게와 생물 고등어를 카트에 담아왔다. 최근에 식단에 다양성을 더하겠다는 각오를 한 바도 있어서..... 정말 모든 것이 완벽하게 처음 만져보는 애들이었다. 오후 내내 핸드폰이 뜨거울 정도로 검색하고 엄마와 통화해서 꽃게 찜과 꽃게 된장찌개, 고등어구이를 저녁상에 차려냈다. 어깨가 절로 으쓱으쓱~
그러고 밥 먹다가 으악! 이게 웬일!!! 애들이 맛있다고 고등어를 먹다가, 악! 손에 묻은 기름을 윗도리에 닦더니 이내 식탁 모서리에 쓱 닦았다. 에라 모르겠다 놔두고 밥을 먹는데, 악! 왜 일어나니…… 정수기 물 뜨러 간다면서 바닥에 밥풀이랑 고등어살을 떨어뜨리고, 컵 꺼낸다고 기름을 서랍에 묻히고… 아악, 악몽이길 바라는 마음.....
이날 또 한 번 다짐했다. 고등어는 당분간 노노다. 몇 년 뒤 내가 그 존재감을 잊으면 우리 집 한정 특식으로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