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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마음의 문 22화

화이부동

by 이성룡

화이부동



이성룡


같은 뿌리에서도

일찍 피는 꽃이 있고

늦게 피는 꽃이 있다.

꽃이 만개 했다는 것은

일찍 피는 꽃이 버티고

늦게 피는 꽃을 기다린 것이다.


같은 나무에서도

일찍 물드는 단풍이 있고

늦게 물드는 단풍이 있다.

단풍이 절정이라는 것은

일찍 물든 단풍이

늦게 물든 단풍을 기다린 것이다.


자연은

일찍 피는 꽃을

일찍 물드는 단풍을

칭찬하지도 않고

늦게 피는 꽃을

늦게 물드는 단풍을

비난하지도 않는다.

그저 기다리고 뒤따르며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이것이 자연의 화이부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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