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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ve me truth Apr 20. 2020

비포 선 라이즈

마지막이야기

 한 걸을씩 더 걸을때 마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더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서로에 대해 알아갈수록 기억으로 남을 것들이 많아졌다. 모래사장에 새긴 우리의 발자국들이 한 번의 파도에 사라져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말이다. 그리고 그 곳에 새겨지고 지금은 사라져 버린 수 많은 발자국들 처럼 말이다.

 우리는 같이 걷기도 하고 또 따로 걷기도 하고 각자의 길을 찾아 걸어가면서도 함께 동행했다. 드디어 산티아고 순례길의 최종 목적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했다. 처음 만났던 친구들과 끝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고 이 길을 선택하고 걸었고 마침내 도착한 내가 그 자리에 서 있엇다.

 그 날은 모두에게 축제였다. 그리고 마지막에 될지도 모르는 그날 밤 우리의 성당 앞에서 보기로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록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고 나는 혼자 앉아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그녀를 기다렸다. 시간이 지난 뒤 그녀에게 메세지가 왔고 그녀는 친척들과 마지막 밤을 함께 하고 있어서 못올 것 같다고 했다. 순간 다행이라고 했다. 다시 보지 못할 그녀에게 나에게 어떠한 약속을 할 수 있었을까...우리가 각자의 길에서 다른이유로 이 길을 걷다가 스치는 수 많은 사람들 중에서 만나 전혀 새로운 감정을 느끼고 우리가 걸었던 길을 더욱 포근하게 만들었다는 것으로도 충분했다.

 우리의 마지막 인사는 핸드폰 메시지로 끝은 맺었다. 안녕, 행복했고 고마웠다. 잊지 못할 거야. 안녕... 그리고 나는 또 다른 여행을 그녀는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몇일 뒤 그녀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네가 너무 그리워, 지금 어디에 있니?', 나는 답했다. '너에게 갈께', 그리고 나는 모든 일정을 뒤로 하고 그녀가 살고 있는 도시로 출발했다.

 그녀는 나에게 어떤 버스를 타야 하는지 메시지로 하나 하나씩 다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만나서 같이 여행을 하기로 했다. 그녀는 여행 계획을 자신의 다이어리에 꼭꼭 채워 적었고 나에게 보내줬다. 나는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함께 갈 식당 부터 나를 꼭 데리고 가고 싶은 장소까지 온 통 나를 위한 계획들로 가득차 있었다. 우리는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못한채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났다.

 낯선 나라의 처음 듣는 도시의 버스 정류장에서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살라망카, 그녀가 대학을 다니고 학생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던 장소 였다. 자주 갔던 카페와 식당 그리고 그녀가 힘들때 가는 어느 강변의 벤치, 그녀의  삶속에서 함께 있지 못했던 순간들을 하나 하나씩 늦게 나마 기록해 갔다.

 우리의 언어는 완벽하게 통하지 않았지만, 덕분에 모든 행동 하나 하나에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였고 말이 아닌 수만가지의 언어로 서로를 느끼고 바라 보았다. 누구가를 이해하고 사랑하는데 있어 서로 바라보는 눈동자 만큼 정확한 소통이 있을까...우리는 서로의 모습을 사진 처럼 담았고 영원을 꿈꾸거나 다음을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 우리 주위를 감싸고 있는 모든 공기를 기억하기 위해 귀를 막고 눈을 감았다.

그녀는 말했다.

"고마워 이렇게 아름다운 밤을 선물해 줘서"

 




스치듯 만났던 우리는 다시 스쳐간다.

헤어진 적 없는 우리는 다시 헤어진다.     


따뜻한 바람이 불면 당신 생각이 난다.

당신의 순간순간이 따뜻하길.



Te a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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