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me touch you
어느 날 좋은 길을 걷게 된다면
완전한 맨발로 그 땅을 밟아보세요.
우리들은 사실 부끄럽고
낯을 가리고
조금 두려워하느라
자연에게 몸을 자주
내어주지 않습니다.
맨발로 내딛으면
땅은 보드라운 손길로
우리의 발을 어루만집니다.
지나가는 바람은
우리의 머리칼을
헝클어뜨리며
장난을 걸어옵니다.
촉촉한 빗방울은
우리의 머리로 콧등으로
어깨로 등으로
다리를 지나 발등으로 타고 내려오며
온몸의 감각을 깨웁니다.
햇살은 우리를 다독이고
향기로운 풀은
그 얼굴 좀 가까이 보자 하며
곁으로 꼬드깁니다.
산책을 나서면
익살스럽고 호기심 왕성한
벗들이 자꾸 우리를
가만 놔두지 않습니다.
굳었던 마음은 점점 무르게 되고
웅크렸던 몸은 사방을 향해 뻗습니다.
나무가 잘했다 라며
살랑살랑 손을 흔들어줍니다.